[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발바닥에 박힌 풀씨, 전진 밖에 몰라 위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발바닥에 박힌 풀씨, 전진 밖에 몰라 위험!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4.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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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언젠가 강아지가 산책 다녀온 후 발을 많이 핥았어요. 그때는 딱히 발에 문제는 없어 보여서 그냥 넘어갔는데요. 며칠 지나고 나니 발가락 사이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염증에 피까지 나는 거예요. 피부병이 분명한 거 같았어요. 동물병원에서도 그렇게 판단해 소염제 등으로 치료했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볼 뿐 계속 증상이 재발했습니다. 오히려 더 악화하는 거 같아요.”

요즘은 봄기운이 완연해 강아지가 산책을 즐기기에 너무나 좋다. 그런데 산책 후 간혹 위와 같은 증상으로 애를 먹는 수가 있다. 수의사가 피부병을 완화하기 위해 치료를 했으나 잘 듣지 않는다면 한 가지 강력하게 의심해야 할 것이 있다. 산책 중 강아지의 발가락 사이에 풀씨가 콕 박혔을 가능성이다.

강아지풀이나 잔디의 씨앗 등은 쐐기나 화살촉처럼 생겨서 한 번 박히면 자연적으로 빠지지 않는다. 한쪽으로 전진만 하고 뒤쪽으로는 후퇴할 수 없다. 강아지는 풀씨가 박힌 부분을 핥게 되는데 핥으면 핥을수록 풀씨가 빠지기는커녕 피부 속으로 더 깊숙이 파고든다. 발가락 사이에 박힌 풀씨는 발등이나 발목, 다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둘러 동물병원을 방문해 진단받고 풀씨를 제거해야 한다.

참고로 수의사가 일반적인 방사선 검사로 발가락 사이의 풀씨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보호자가 문진 시 수의사에게 반려견이 풀씨가 깔린 환경에서 산책했다는 정보를 제공하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야 수의사는 피부염의 원인이 풀씨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치료에 임할 수 있다.

풀씨가 박힌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가벼운 국소 마취 후 병변의 구멍에 도구를 넣어 간단하게 풀씨를 빼낼 수 있다. 진단이 늦어 병변이 악화한 경우에는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전신 마취 후 염증 부위를 절개해서 풀씨를 제거해야한다는 뜻이다.

발바닥에 풀씨가 박히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본적으로 풀씨가 없을 만한 길만 골라 산책하는 것이다. 그런데 강아지는 산책만하면 너무 신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반려견의 발을 닦아주면서 풀씨가 박혀 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줘야 한다. 또한 산책 후 반려견이 갑자기 발을 아파하며 땅에 딛지 못한다면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받도록 한다.

풀씨는 발가락 사이에 가장 잘 박히지만 호기심에 얼굴을 길바닥에 대면 눈이나 코, 볼, 귀 등에 박힐 수도 있다. 특히 눈에 풀씨가 박혀 염증이 일어나는 사례를 적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풀씨가 역방향으로 빠져나오지 않아 강아지를 계속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이번 칼럼을 통해 보호자가 작지만 골치 아픈 풀씨의 존재를 잘 인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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