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단골질환 ‘외이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단골질환 ‘외이염’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4.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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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작년 11월 농촌진흥청에서 반려견의 동물병원 내원 이유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예방의학(11.5%), 2위는 피부염과 습진(6.4%), 3위는 외이염(6.3%)이었다. 예방접종, 기생충 예방 등에 관한 예방의학을 제외하고 질병으로만 따지면 외이염이 1위나 다름없는 2위였다. 실제로 동물병원에서 일하다보면 외이염 환자를 정말 숱하게 접한다. 오늘은 강아지의 단골질환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외이염을 알아보겠다.

외이염은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강아지 귓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원인으로는 ▲귀지에 세균이나 곰팡이 등 증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 ▲아연이나 필수지방산 등 특정 영양소 결핍 ▲갑상선기능저하증 ▲외이도를 폐쇄하는 종양이나 폴립 ▲지나친 귀 세정으로 상피세포 손상 ▲귀로 샴푸, 풀, 곤충 등이 들어간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보통 두세 가지 원인이 합쳐져 외이염이 생긴다.

여기에 강아지 특유의 외이도 구조가 외이염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강아지의 외이도는 사람과 달리 L자로 꺾였다. 그래서 수직이도와 수평이도로 구분한다. 수직이도 때문에 통기성이 떨어져 귓속의 습성 물질이 잘 증발하지 않고 배출조차 어렵다. 게다가 푸들처럼 귓속에 털이 많거나 푸들,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처럼 귀가 늘어진 경우라면 외이염에 상당히 취약하다.

외이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강아지는 가려움증을 해소하고자 귀를 뒷발로 마구 긁거나 땅에 비빈다. 이 과정에서 이차적인 상처나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머리를 흔들어 귀를 털기도 한다. 이외의 증상은 ▲귀가 붓거나 빨개지고 ▲귀에서 악취가 나며 ▲노란색이나 갈색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다.

외이염이 의심되면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을 방문해 진단받도록 하자. 귓병은 재발할 가능성이 유독 높아 발병 초기에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수의사는 검이경으로 귓속을 살펴 발적, 부종, 분비물의 성질과 상태, 종괴 발생 여부, 기생충 감염 여부 등을 파악한 후 치료법을 선택한다.

치료는 대개 내과적 처치로 이루어진다. 주사 또는 먹는 약이나 연고 등을 사용한다. 알레르기 질환이 원인이라면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증상완화제를 먹이거나 단백질이 주성분인 간식을 제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귀 세정이다. 이때 자극이 적은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게 좋으며 필요 시 이도세척제, 귀지용해제를 쓴다.

외이염이 만성적이라면 외측이도 절제술(zepp’s)을 적용한다. 수직이도를 절제해 외이도를 사람처럼 ‘일(一)’자로 만드는 수술이다. 이 수술 이후에는 외이도의 통기성이 무려 20배나 상승한다. 외이도 협착이 심하면 전이도 적출 수술을 한다. 외이도를 귓바퀴만 빼고 모두 제거하는 큰 수술이다.

외이염의 예방법은 역시 정기적인 귀 청소가 최고다. 이때 면봉을 사용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면봉은 귀 점막을 손상할 수 있으며 이물을 고막 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귀 세정제만 사용해야 한다. 귀 세정제를 외이도 입구에 찰랑거릴 정도로 충분히 붓고 귀 아랫부분을 마사지하면 귓속 분비물이 녹는다. 이후 솜을 귀에 넣어 부드럽게 돌려 닦아내면 된다. 사랑하는 강아지의 귀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귀 청소를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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