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름철, 무작정 면역반응 높이면 염증 심해진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름철, 무작정 면역반응 높이면 염증 심해진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5.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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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보통 면역력이 높으면 좋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면역반응이 너무 활발하면 질환이나 상황에 따라 염증의 악화요인이 된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 면역반응은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면역반응은 염증반응이기 때문이다.

면역력은 질병을 이겨내는 힘이다. 면역력은 적응력이면서 항병력이고 회복력이다. 따라서 면역은 우리 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염증을 조절한다.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돌연변이 세포도 제거해 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면역반응은 염증반응이다. 염증은 우리가 살아있는 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생리적인 증상이다. 염증은 치료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염증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몸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염증반응은 우리 몸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염증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예를 들어 가시에 찔렸을 때 해당 부위가 붓고 열감이 있으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면역세포들이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염증부위에 호중구 등 백혈구의 면역세포들이 모여들어 세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작용을 펼치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저절로 회복된다. 소독도 하지 않고 항생연고도 따로 바르지 않아도 회복된다.

그런데 간혹 염증이 지나치게 심해지고 나을 것 같다가도 덧나다 악화될 때가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면역반응은 염증반응이기 때문에 너무 항진되면, 즉 면역반응이 너무 심하게 일어나면 되레 새로운 질병이 생긴다. 바로 알레르기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가 쓸데없는 항체를 만들어 내거나 자신의 몸을 공격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염증이 잘 생기고 또 잘 낫지 않는 이유도 바로 더운 환경이 체온을 높이면서 면역반응을 지나치게 항진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급성염증에 뜨거운 습포를 하는 것과 같다. 때문에 여름에는 수술 후 봉합한 상처도 잘 아물지 않고 덧난다.

진물이 나는 아토피피부염의 경우도 여름철에 쉽게 악화된다. 피부의 종기도 심해지고 궤양이 생기는 혈관염환자들은 여름만 되면 재발한다. 안구질환으로 맥립종이나 결막염도 잘 생긴다. 세균감염에 의한 농가진이나 봉와직염도 쉽게 생기면서 만성화된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력에 좋다는 양파, 대파, 부추, 마늘, 생강 등은 체온을 높여 오히려 여름철 염증성질환을 악화시킨다. 이들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특히 피부가 더 가려워지고 염증성 안질환의 경우 눈이 더 충혈되고 심해진다. 이런 식품은 면역반응이 저하될 때 먹으면 좋다.

인삼이나 홍삼도 마찬가지다. 역시 면역세포를 지나치게 활성화시켜서 면역반응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염증은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급성이거나 열감이 있는 염증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보약도 처방하지 않는다.

염증이 심할 때는 오이, 수박, 참외, 메밀, 감자, 보리, 해조류 등 서늘한 기운의 식품을 통해 면역반응을 진정시켜 과도한 염증반응을 완화해야한다.

면역반응은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정상적인 면역반응은 마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시소와 같다. 너무 과도하게 항진돼도 안 되고 너무 반응이 없어도 안 된다. 따라서 면역질환은 종류에 따라 면역반응을 활발하게 해야 할 때도 있고 반대로 억제시켜야 할 때도 있다.

필자는 최근 <면역이 답이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면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어떻게 하면 면역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활요법과 가정요법이 수록돼 있다. 면역을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알레르기 면역질환이 걱정된다면 이 책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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