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간동맥항암주입술’ 효율성 ↑
국내 유일 ‘간동맥항암주입술’ 효율성 ↑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5.29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간암 -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김도영·김경민·최기홍 교수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만큼 60% 이상의 환자가 진행성간암이 돼서야 발견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간암은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악명이 높습니다. 또 암 종양을 제거해도 재발률이 높아 방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간암도 잘만 관리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소화기내과 김도영·영상의학과 김경민·간담췌외과 최기홍 교수를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간암은 건강한 간에서 생길 확률은 거의 없으며 이미 간에 이상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축적됐을 때 발병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왼쪽부터 간담췌외과 최기홍, 소화기내과 김도영, 영상의학과 김경민 교수.
간암은 건강한 간에서 생길 확률은 거의 없으며 이미 간에 이상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축적됐을 때 발병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왼쪽부터 간담췌외과 최기홍, 소화기내과 김도영, 영상의학과 김경민 교수.

간암은 연간 사망자수 1만1566명으로 전체 암 사망률 2위다. 5년 생존율이 33.6%에 불과하고 재발률도 70%에 달한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간센터는 진행성간암치료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바로 매주 목요일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를 주축으로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간담췌외과가 협진을 통해 어떤 치료를 시행할지, 치료순서는 어떻게 할지, 완치 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심하기 때문이다.

■당시 환자상태

2009년 3월 적십자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모상원(남·62·가명) 씨는 진행성간암, 즉 간암말기로 판정받았다. 이에 적십자병원은 세브란스병원 간센터를 추천했고 2009년 4월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와 만났다.

김도영 교수는 “처음 간센터에 방문했을 때 간에서 10cm 이상의 종양이 발견됐고 이미 폐까지 전이돼 수술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환자의 치료의지가 강해 먼저 방사선·항암동시요법으로 종양크기를 최소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항암동시요법의 기간은 5주로 첫 5일과 마지막 5일에는 항암제를 간에 직접 투여하는 간동맥항암주입술을, 중간 3주는 방사선치료를 통해 종양을 궤사시켰다”고 덧붙였다.

■치료경과

환자는 2009년 4월부터 2년 동안 방사선·항암동시요법으로 완전한 종양제거에 성공했다. 하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방사선·항암요법 24번, 색전술 3번, 간동맥항암제, 고주파시술 3번 등 힘겨운 여정이 계속됐다. 종양을 완전히 없앤 뒤에도 간 기능저하로 2013년 1월 31일 간이식수술을 받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재발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간이식수술을 집도한 간담췌외과 최기홍 교수는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는데도 오랜 간암투병으로 간 기능을 거의 상실해 간이식을 결정했다”며 “다행히 모상원 환자는 종양을 깨끗하게 제거했기 때문에 간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행성간암의 관건…종양궤사

진행성간암의 경우 종양크기가 이미 5~20cm 정도인 탓에 수술로도 완치가 어렵다. 이에 많은 대학병원에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주사 및 경구약 등 다양한 항암요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항암제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세브란스병원 간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간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는 ‘간동맥항암주입술’을 시행해 효율성을 높였다.

영상의학과 김경민 교수는 “경구약, 주사 등을 통한 항암요법은 부작용에 비해 효과가 적은 편”이라며 “반면 간동맥항암주입술은 허벅지 안쪽 동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간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 전신독성을 낮춰 효율성을 극대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종양크기가 줄면 방사선종양학과와 협진해 경동맥색전술, 소작술고주파 등을 이용해 치료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명의에게 듣는 간암 예방·관리법

간 내부는 신기하게도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아 종양이 신경세포가 있는 간 피막을 건드렸을 때 비로소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간암초기에 진단받기 어려운 이유다.

김도영 교수는 “간암의 경우 건강한 간에서 생길 확률은 거의 없으며 이미 간에 이상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축적됐을 때 발병한다”며 “국내에서는 B형간염(65%), 알코올(20%), C형간염(15%) 순으로 발병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간염예방접종과 과음을 피하는 것이 간암예방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암의 재발률이 10%인 데 비해 간암은 5년 내 재발률이 25%에 이르기 때문에 완치판정을 받았어도 방심하면 안 된다”며 “완치 후에도 3개월에 한 번은 꼭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