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다한증인데 운동해야할까 말아야할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다한증인데 운동해야할까 말아야할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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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땀 흘릴 일이 많아졌다. 더운 환경에서는 어쩔 수 없이 땀이 나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는 다한증환자들은 여름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운동도 피해야할까.

다한증의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땀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다한증이라고 할 수 있다. 땀이 나는 양과 부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불편한 정도에 따라 치료대상이 되기도 한다.

땀은 자율신경 작용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난다. 더운 환경에서는 혈관이 확장되고 신경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땀을 통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체온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면 땀은 멈춘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저절로 이뤄지기 때문에 난감할 때가 많다.

사람마다 체질별로 땀이 나는 정도도 다르다. 이것은 열감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 즉 자율신경과 발한중추의 흥분성 차이 때문이다.

태음인은 어떤 상황에서든 유독 땀을 많이 흘리고 소음인은 더운 환경이라도 땀을 거의 흘리지 않는다. 소양인의 경우 땀이 적절하게 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

운동은 긴장감을 줄이고 체온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운동하면 땀이 더 나기 때문에 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한증의 경우에도 운동은 자율신경기능을 강화시켜 적응력을 키우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땀을 내거나 반대로 땀을 줄이기도 한다.

특히 적절한 유산소운동은 전신에 걸쳐 땀이 나게 해 전신 다한증의 경우에도 결과적으로 땀의 양을 줄여준다. 땀이 온몸에 골고루 나게 한다는 점에서 머리나 손발 등 특정 부위에만 땀이 많이 나는 국소성 다한증에도 역시 도움이 된다.

손발에 유독 땀이 많이 나는 긴장성 다한증환자들은 다른 부위에는 땀이 안 나고 유독 손발에만 땀이 집중된다. 긴장을 많이 하면 더욱 심해진다. 이 경우에도 신체의 다른 부위에 땀이 나도록 유도한다면 손발에 나는 땀의 양이 준다. 마치 막힌 물꼬를 터서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하는 것과 같다.

운동은 머리나 겨드랑이에만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체질은 체열도 쉽게 높아지고 발한중추가 쉽게 흥분된다. 열은 특히 체간부와 두부에 집중돼 체열을 식히기 위해 해당 부위에 땀을 내는 것이다.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은 결과적으로 열이 쉽게 오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보통 매운 음식을 먹으면 유독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매운 음식의 캡사이신이 뇌에 영향을 미쳐서 마치 고온환경에 처한 것 같이 고온 감지센서를 민감하게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이것도 너무 지나치게 땀이 나는 경우로 다한증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데도 유독 식사하면서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음식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도 내부 장기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두 경우 모두 규칙적으로 땀 빼는 유산소운동을 한다면 체열이 갑자기 상승하는 것을 막아주고 결과적으로 땀의 양을 줄여줄 것이다.

땀을 내는 운동을 할 때는 특정 약물의 복용에 주의해야한다. 바로 항히스타민제다. 항히스타민제는 땀샘의 분비를 막아 땀이 나지 않게 한다. 심한 경우는 체온이 상승하면서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겨 실신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 복용 후에는 사우나를 해선 안 된다.

여름철에는 적절하게 땀을 흘릴 필요가 있다. 건강한 사람은 물론 다한증환자라도 적절한 유산소운동은 적응력을 키워서 체온의 지나친 상승을 막고 땀의 양도 조절해줄 수 있을 것이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도 문제지만 무작정 나지 않게 하는 것도 문제다. 다한증일지라도 운동을 겁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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