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사람이 먹는 감기약 반려동물에게 줘도 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사람이 먹는 감기약 반려동물에게 줘도 될까?
  • 김동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7.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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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김동인 내과원장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김동인 내과원장

동물병원에서도 사람에게 쓰는 약 중 상당수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물론 사람에게 투여할 때와는 용량과 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몇몇 사람용 약물은 절대 반려동물에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적인 약물이 아세트아미노펜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제제의 성분명이다. 복합제제인 게보린이나 펜잘 등의 약품도 아세트아미노펜을 300mg씩 함유하고 있다. 이는 체내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방해해 진통효과를 나타내고 해열작용을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주로 종합감기약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문제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개와 고양이에게 간과 적혈구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에 해당하는 독성용량은 150mg/kg이다. 2kg 나가는 몰티즈라면 300mg이 독성용량이다. 고양이는 이 약물에 더 민감해서 독성용량이 50mg/kg이다. 즉 3kg 나간다면 150mg만으로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참고로 타이레놀의 종류별 1정당 아세트아미노펜 함유량은 다음과 같다. 어린이용은 80mg, Regular Strength는 325mg, Extra Strength는 500mg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으로 개에게 나타나는 임상증상은 ▲침울 ▲구토 ▲설사 ▲식욕부진 ▲복통 ▲황달 ▲어두운색을 띠는 혈액성 소변 등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2~5일 이내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고양이에게 나타나는 임상증상은 ▲식욕부진 ▲침 흘림 ▲구토 ▲저체온증 ▲침울 ▲허약 ▲혼수 ▲어두운 초콜릿색 혈액(채혈 시) ▲어두운 초콜릿색 혈뇨 ▲점막이 갈색, 청색으로 변함 ▲호흡곤란 ▲얼굴과 발의 부종 등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다가 18~36시간 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된 약물을 먹은 후 4시간 내로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구토, 위세척 등을 하며 4시간 후에 내원하면 해독, 수액처치 등의 대증요법이나 수혈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 얼마나 빠르고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우리 강아지가 콧물을 흘리고 밥을 안 먹으니 감기인 것 같다고 판단해서 사람용 감기약을 강아지에게 먹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감기약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절대로 반려동물에게 사람용 감기약을 주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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