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휴가 때 누구에게 반려묘 맡기죠? 방문탁묘 vs 고양이호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휴가 때 누구에게 반려묘 맡기죠? 방문탁묘 vs 고양이호텔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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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매년 휴가철이 되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은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휴가철뿐 아니라 명절이나 장기 출장과 같이 집을 비우는 상황이 되면 반려동물을 누구에게 혹은 어디에 맡겨야 할지 걱정이 드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같은 상황이라도 개는 새로운 공간과 사람에 덜 예민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호텔에 맡기는 게 비교적 수월한 편이지만, 예민하고 까다로운 고양이는 아무 데나 맡길 수가 없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고양이는 정신과 마음의 병이 신체의 병으로 쉽게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1. 집에 그냥 두기

1박 2일 정도는 고양이를 집에 두고 가는 방법을 가장 추천한다. 익숙한 환경에 머물면서 충분한 물, 식사, 화장실이 제공되면 스트레스가 최소화된다. 이때 물과 사료는 평소보다 2~3배 이상 넉넉히 준비해두고 화장실이 더러우면 배뇨, 배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화장실도 평소보다 2~3개 이상 더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량 조절을 못 하는 고양이라면 시간별로 사료량을 조절해서 급여할 수 있는 자동급식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름철에는 높은 습도와 기온으로 건사료도 상할 수 있으니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식기를 배치하도록 한다. 실내에 환기가 안 되면 고온으로 열사병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방묘창을 조금 열어두거나 에어컨을 미리 세팅해 두면 좋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고양이가 3일 이상 집에 혼자 있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3일 이상 집을 떠날 땐 탁묘나 고양이호텔 이용을 고려하기 바란다.

2. 방문탁묘

다른 사람이 우리 집에 와서 밥과 물을 챙겨주고, 화장실 청소를 해주고,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다. 우리 고양이가 아는 익숙한 지인이 올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덜 익숙한 지인이나 방문탁묘 업체의 방문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익숙한 환경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방문탁묘 서비스는 보통 하루에 한 번 30분~1시간 정도 직원이 집에 방문해서 물, 식사, 화장실을 챙겨주고 반려묘의 성격에 따라서 놀이 시간을 잠시 갖는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여러 업체가 있으니 사전에 상담을 받고 예약을 하면 된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발톱 깎기, 목욕 등의 위생서비스도 받을 수 있으나, 반려묘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보호자가 휴가에서 돌아온 이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3. 위탁탁묘

타인의 집에 우리 고양이를 맡기는 것이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집에 보내면 좋을 것 같지만,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그 환경을 자기의 영역으로 갖고 있는 다른 고양이가 있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이는 돌봄을 받으러 가게 되는 고양이뿐 아니라 원래 생활하고 있던 고양이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이미 고양이가 있는 집을 탁묘 장소로 선택한다면 개체 간에 전파될 수 있는 질병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하고 서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위탁탁묘 장소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를 반려한 경험이 있어 고양이를 잘 이해하지만 현재는 반려묘가 없는 사람의 집이다.

4. 고양이호텔 이용

3일 이상 집을 비우는데 고양이를 부탁할 사람도, 보낼 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다면 고양이호텔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잠시 방문해서 고양이를 챙겨주고 떠나는 방문탁묘에 비해 고양이가 사람 없이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휴가 기간이 길거나, 고양이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때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몇 가지 사전에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당연히 개와 고양이를 같이 보호하는 호텔은 적당하지 않다. 개가 짖는 소리와 냄새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탁탁묘와 마찬가지로 그 환경을 자기영역으로 사용하는 고양이가 없어야 하고, 다른 호텔 이용 고양이들과 철저하게 격리된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공간의 배치도 고양이들에게는 매우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자기 영역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보호자가 여행이나 출장을 무조건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고양이를 동반하고 휴가를 떠나는 것은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가장 부적절한 선택이다. 여행, 명절, 출장 등으로 보호자가 불가피하게 집을 떠나야 한다면 최대한 우리 고양이가 안전한 곳에서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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