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만 오면 콩닥콩닥! 반려동물의 ‘불안감’ 다스리는 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만 오면 콩닥콩닥! 반려동물의 ‘불안감’ 다스리는 법
  •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ㅣ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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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윤학영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아픈 반려동물에게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은 진단과 치료를 무서워하는 것이다. 병을 낫게 하려면 우선 진단이 필요하고 그 내용을 기초로 치료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만일 의료진의 접촉 자체를 너무 무서워하면 오히려 동물병원에서 병이 생겨 집에 가거나 진료 중에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려면 반려동물이 어렸을 때부터 불안에 대한 탈감작(어떤 상황에 둔감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이 위험상황을 초래할 것 같을 때는 적절한 진정 약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동물병원에 오는 반려동물의 불안을 덜어줄 수 있는 아래의 6가지 내용을 기억해두자!

1. 이동장을 반려동물의 놀이터로 인식시키자!

동물병원에 오기 전과 자동차나 지하철에 타기 전 반려동물은 곳곳에 도사리는 위험과 이벤트를 피하고자 이동장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이동장에 들어가 있을 때마다 좋지 않은 기억만 간직하게 된다면 어느 반려동물도 이동장에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반려동물이 이동장을 자신의 놀이터로 생각할 수 있도록 평소 이동장에 있는 상황에서 기억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와 함께 이동장에서 재밌는 놀이를 하거나 맛있는 것을 먹었던 기억, 편안하게 낮잠을 잤던 기억, 무서울 때 자신의 보금자리가 돼줬던 기억은 모두 이동장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 동물병원에서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남겨주자!

동물병원의 시큰둥한 매니저, 어떻게든 자신을 못 움직이게 하려는 간호사, 무서운 주사기로 자신을 위협하는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병원과 멀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동물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매니저가 “오구오구 우리 애기”하고 반려동물을 반긴다면? 간호사가 반려동물을 포근히 감싸주고 얼굴을 비벼준다면? 수의사가 눈치 못 채게 치료하고 쓰다듬어 주고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 반려동물을 정신 못 차리게 한다면? 반려동물은 조금씩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놓을 것이다.

3. 동물병원의 낯선 냄새 대신 우리 집 냄새를 맡게 해주자!

후각이 예민한 반려동물은 갑작스러운 냄새 변화에 당황하고 주변을 경계하게 된다. 이들에게 내 집 냄새가 나는 물건으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 동물병원에 올 때는 꼭 반려동물이 갖고 놀던 집 냄새가 배 있는 장난감과 수건, 보호자의 옷 등을 챙겨오자.

4. 반려동물의 다리나 허리를 너무 세게 잡지 말자!

반려동물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모두 성격 탓만은 아니다. 반려동물은 평소에 자기가 아픈 곳을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도 모르는 새 퇴행성관절염이나 디스크질환 등을 앓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동물의 몸을 갑자기 세게 잡는다면? 통증에 따른 불편감 때문에 누군가 근처에 오는 것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평소 반려동물에게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가벼운 신체검사로 통증 정도를 예상하고 조심히 다루는 습관이 필요하다.

5. 주사기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키자!

반려동물에게 주사기를 들이대면 ‘허헉! 저 뾰족한 것을 보면…언제나 아픔뿐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눈동자는 급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따끔하고 난 이후에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고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반려동물은 주사기를 조금이라도 덜 경계하게 될 것이다.

6. 동물병원에만 가면 무섭고 숨이 안 쉬어진다면 이렇게 대처하자!(A, B 두 가지 방법)

A. 겁이 많아 과도하게 흥분하는 반려동물은 흥분 자체만으로도 매우 위험한 응급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런 반려동물은 다음 재진 날짜에 맞춰 신경 안정제를 처방받는다. 동물병원에 오기 전 1~2시간 정도에 먹고 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 보호자는 신경 안정제라고 하면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기도 전에 고개를 저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반려동물을 위한다면 신경 안정제는 결코 안 좋은 약물이 아니다. 최근에는 흥분 정도만을 가라앉히는 많은 약물이 보급돼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B. 신경 안정제를 미리 처방받지 못했다면 방법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동물병원이 준비한 진정 또는 기침 억제 등에 쓰는 안전한 약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 모든 진정약이 해롭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약물은 오히려 반려동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겁이 많은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 올 때 불안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한 불안을 완화하거나 불안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단기간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 반려동물이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 좋은 기억을 쌓아 갈 때 가능하다.

동물병원 역시 반려동물의 지나친 흥분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아픈 반려동물에게 편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와 동물병원의 지속적인 상호 협력과 이해, 그리고 노력이 필요함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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