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식품 중에서는 검정콩이 단연 인기다. 모 설문조사결과에서도 탈모 때문에 섭취하는 1위 식품으로 검정콩이 뽑혔다. 그렇다면 검정콩은 정말 탈모에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된다면 어떤 종류의 검정콩이 가장 효과적일까?
검정콩은 대표적인 블랙푸드다. 검정색을 띠는 건 바로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성분 때문이다. 검정콩 외에도 검정깨와 여러 종류의 베리류 등의 검정색 역시 모두 안토시아닌에 의한 색이다.
한의학에서 검정색은 콩팥의 기운을 강하게 하는 색으로 인식된다. 콩팥의 기운이라고 하는 것은 호르몬의 작용, 보음, 보혈작용과 관련돼 있다. 따라서 검정색을 띠는 식품이나 약초는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색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로 안토시아닌의 효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검정콩에는 색을 제외하고도 식물성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과 함께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도 풍부해서 모발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최근 검정콩이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의 대사산물인 5알파환원효소의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검정콩의 발모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탈모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신 발모효과는 확실하지 않아도 탈모예방효과는 인정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섭취해도 좋다.
그렇다면 시중에 다양한 종류의 검정콩 중 어떤 검정콩이 가장 효과가 좋을까? 검정콩의 종류로는 크게 서목태와 서리태, 흑태가 있다. 서목태(鼠目太)는 크기가 작고 반짝거려서 쥐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쥐눈이콩이라고도 한다. 크기도 가장 작다. 서목태는 약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보통 약콩이라고 한다.
한의서에는 서목태라는 이름 대신 여두(穭豆)라는 이름으로 사용된다. 약의 효과는 색이 검으면서 단단하고 작은 것이 상품이라고 하면서 웅두(雄豆)라고도 불렀다. 우리말로 숫콩이다. 서목태, 쥐눈이콩, 약콩, 여두, 웅두, 숫콩은 모두 같은 콩으로 이름도 많다.
서리태는 서리를 맞은 후에 추수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는데 속이 녹색이기 때문에 속청이라고도 부른다. 서리태는 당도가 높고 물에도 잘 불어서 검정콩 두유로 만들기도 한다. 흑태는 대두의 일종으로 색이 검어서 흑대두(黑大豆), 흑두(黑豆)라고 부른다. 간장이나 된장으로도 만들어서 먹을 수 있고 콩나물이나 두부, 두유로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
그런데 한의서 처방에는 흑두(흑태)가 나온다. 한약 처방 중에는 감두탕(甘豆湯)이라고 있는데 감초와 흑두로 만들어진 처방으로 독이 있는 약물을 해독하는 효과로 사용된다. 또 콩을 이용해서 만든 약주인 두림주(豆淋酒)를 만들 때도 흑두를 이용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콩에는 검은 색과 흰색 두 종류가 있다. 검정콩은 약에 넣지만 흰 콩은 사용하지 않고 단지 식품으로만 섭취한다’고 했다. 이 내용은 본초도경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본초도경 말미에는 동의보감의 내용에 이어서 ‘단단하고 작은 것인 여두(穭豆, 서목태)로 이것을 약으로 사용하면 가장 좋다’라고 했다. 그런데 동의보감에서 이 내용을 누락시킨 것을 보면 아마도 검정콩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해도 좋다는 판단인 것 같다.
사실 검정콩에 포함된 영양소들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단백질 함량 역시 대체로 모든 검정콩에 약 40% 정도 함유돼 있다. 안토시아닌 함량도 검정콩의 껍질 함유 성분으로 모든 검정콩에 비슷한 양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탈모예방을 위해서는 어떤 검정콩을 먹으면 좋을까. 결과적으로 검정콩의 종류는 다르지만 성분과 효능은 비슷하다. 따라서 약콩이라는 이름 때문에 서목태를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모든 검정콩은 모두 약콩이라고 부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