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화기 증상을 진단하는 여러 가지 방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화기 증상을 진단하는 여러 가지 방법
  • 이바른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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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이바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 소화기 증상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한다. 소화기 증상은 일주일 안에 약물 치료로 호전이 되는 가벼운 장염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환,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 직접적으로 소화기와 관련이 없는 다른 장기의 질환 등 원인과 형태가 무궁무진하다. 많은 환자가 비슷한 증상으로 내원하는 만큼 쉽게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종종 해결되지 않는 소화기 증상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기도 한다. 각종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때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소개해보려 한다.

■전염병검사

구토, 설사, 식욕부진, 체중 감소 등을 보이는 강아지, 고양이의 나이가 어리다면? 입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예방접종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성견, 성묘의 나이지만 예방접종이 확실히 받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전염성 질환이다.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는 파보장염, 범백혈구감소증, 지알디아감염증 등은 간이키트를 이용해 가장 먼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분변검사

소화기 증상을 보일 때 전염병검사 외의 다른 검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꼭 실시해야하는 것은 바로 분변검사다. 분변검사는 직접 분변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분변 내 미생물의 움직임과 형태, 병적인 세포의 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특히 고양이는 장염을 앓으면서도 설사는 하지 않고 구토만 할 때가 있는데 다른 검사를 거쳐도 분변검사를 마친 후에야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분변검사는 적은 비용으로 기생충, 원충, 세균성 장염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단점이 하나 있다. 분변검사로 확진이 가능한 원인체라도 한두 번만에 발견이 되지 않았다고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검사를 여러 번 해야 하거나 다음 단계의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분변 PCR검사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진행하기 어렵고, 전문 실험실에 분변 검체를 의뢰해 결과를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검사 비용이 다소 높다. 필요한 검체의 양도 많아서 최소한 분변 한 덩이는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이 단계를 생략하고 그 다른 검사로 원인을 찾으려다 실패하는 보호자를 자주 보게 된다. 만성설사 환자에게서 일반 분변검사나 초음파, 방사선, 혈액검사로도 원인을 밝힐 수 없을 때 이 검사를 통해 소화기 증상 유발 전염성 원인체를 잡아내는 경우가 있다. 일반 분변검사상 확진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검출률이 떨어지는 고양이 트리코모나스 등 원충성 질환이나 만성 소화기증상을 유발하는 기타 바이러스 및 세균 원인체를 높은 정확도로 잡아낼 수 있다. 많은 검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고, 반면 식욕부진은 보이지 않는다면 분변 PCR검사를 추천한다.

혈액검사, 췌장염 검사

혈액검사를 통해 소화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거나 소화기 증상이 다른 장기의 질환에서 비롯한 것이 아닌지 알 수 있다. 지속적인 소화기 증상 때문에 발생하는 전해질 불균형 등 문제와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는 신부전, 간부전 등의 주요 장기 이상을 확인한다. 또한 중년 이상이거나 구토, 설사 외에도 식욕부진, 기력저하가 나타난 환자라면 혈액검사를 추천한다. 중년 이상의 강아지, 고양이가 갑자기 소화기 증상을 보인다면 췌장염 검사는 필수다. 갑자기 사료가 바뀌었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적이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방사선, 초음파검사

평소 소화기 증상 없이 건강했던 어린 반려동물이 갑자기 심한 구토 증상을 보인다면 전염병 검사와 함께 방사선, 초음파와 같은 영상검사를 추천한다. 환자가 어리거나 호기심이 많고 먹성이 좋다면 이물을 섭취했을 확률이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많은 반려동물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물건을 삼켜 병원을 찾는다. 환자가 성견, 성묘라면 영상검사는 소화기의 만성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특히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만성적으로 보이는 반려동물이라면 꼭 한 번은 받아야 하는 검사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만성염증성장질환(IBD) 환자가 영상검사를 받은 후 질환의 정체를 밝히게 되는 일이 많다. 노령 환자라면 소화기 외 다른 주요 장기의 기능 이상 또한 확인할 수 있는 필수 검사 항목이다.

그 외에 소화기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검사는 췌장 및 소장의 기능을 좀 더 면밀하게 볼 수 있는 TLI, folate/cobalamine 농도, CT 촬영 등이다. 검사의 우선순위가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검사를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동물병원에 내원한 강아지, 고양이의 상태를 수의사가 파악한 후 어떤 검사를 진행할지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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