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 안전하고 행복하게 크리스마스 보내는 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 안전하고 행복하게 크리스마스 보내는 법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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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크리스마스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종교를 떠나서 우리 인간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어쨌든 즐거운 날이다. 꼭 어린이가 아니더라도 반짝반짝 예쁜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고, 캐럴을 흥얼거리고, 가족이나 친구 또는 연인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선물도 주고받을 생각에 12월 내내 행복하다.

과연 고양이도 그럴까? 고양이에게 크리스마스 시즌은 스트레스와 위험요소가 증가하는 시기다. 고양이는 자기의 생활영역이 안정적인 것을 즐기고 일과가 일정한 패턴을 가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집안에 평소 못 보던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설치되고 손님들의 방문도 평소보다 잦을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도 호기심에 의한 사고도 증가하게 된다.

고양이에게 크리스마스에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관련된 것이 가장 흔하다. 그다음으로 포인세티아 섭취, 양초 사용과 관련된 사고, 크리스마스 음식 섭취 등이 있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고양이들에게 호기심을 폭발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물건이자 내성적인 고양이들에게는 불안함과 공포감을 주기도 하는 물건이다. 이 반짝반짝하면서 뭔가가 주렁주렁 달려서 흔들리는 물건을 고양이에게 얌전히 보고만 있으라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고양이가 크리스마스트리에 기어 올라가고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어져서 난장판이 되는 일은 필자를 포함해 많은 고양이 보호자에게 더는 낯설지 않다. 트리가 넘어지면 장식 중에서 유리나 도자기뿐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로 된 것들도 쉽게 깨진다. 당연히 트리와 함께 굴러떨어지거나 아래에 있던 고양이가 다치기 쉽다.

게다가 길쭉한 선으로 된 물건을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고양이의 습성 때문에 장식 선, 장식전구의 전선, 리본 등을 깨물고 삼키는 사고도 잘 생긴다. 고양이가 선상이물을 섭취했을 땐 보호자는 절대 손으로 줄을 강제로 빼려고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선상이물은 위장관내에서 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동물병원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전깃줄을 씹어서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동물병원 진료가 필수다. 사고가 나기 전에 불필요한 시간에는 전원코드를 뽑고 전선 관리를 잘하는 것이 좋다.

트리 아래 필자의 반려묘가 있다. 이 고양이는 트리에 매우 호감을 보였다. 고양이 때문에 매해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어지는 사건을 2~3년 경험한 후, 필자는 현재 벽걸이형 트리만 사용하는 중이다.
트리 아래 필자의 반려묘가 있다. 이 고양이는 트리에 매우 호감을 보였다. 고양이 때문에 매해 크리스마스트리가 넘어지는 사건을 2~3년 경험한 후, 필자는 현재 벽걸이형 트리만 사용하는 중이다.

그 외에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식물인 포인세티아는 고양이에게 가벼운 독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섭취했을 경우 침 흘림, 구토, 설사 등의 가벼운 소화기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대부분 간단한 치료로 잘 회복되며 심각한 후유증은 없다.

분위기를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양초들도 고양이를 반려하는 집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고양이는 특히 식탁이나 창틀 같은 높은 곳도 잘 올라가기 때문에 화재나 고양이의 화상에도 주의해야한다.

크리스마스엔 맛있는 음식을 평소보다 더 먹게 되는데 먹고 난 음식물의 뒤처리에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고양이는 개보다 사람의 음식에 관심이 적은 편이지만 잔반이나 쓰레기통을 뒤져서 생선이나 닭 뼈를 먹고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고양이 때문에 크리스마스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 하면 고양이와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1. 고양이가 안전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조용한 공간에 추가적인 숨숨집이나 방석을 마련해 두면 손님이 오거나 소음이 증가해도 고양이가 안전한 공간에 들어가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손님들에게도 고양이를 쫓아다니거나 숨어 있는 고양이를 찾지 말아 달라고 미리 부탁해 둔다.

2. 고양이가 삼키거나 건드릴 수 있는 장식품은 최대한 줄인다. 특히 양초 사용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대체품으로 가짜 양초를 이용하자. 좋은 향은 나지 않지만 요즘은 LED 전구가 들어있어 그럴듯하게 보이는 제품이 많다.

3. 크리스마스트리에 계속 접근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크리스마스트리를 치우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만은 양보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이런 경우 트리 아래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아 두는 방법과 레몬즙을 뿌려 두는 방법, 오렌지 껍질을 주변에 뿌려 두는 방법이 있다. 고양이는 포일을 밟는 감촉을 매우 싫어한다. 마찬가지로 시큼한 냄새가 나는 레몬즙이나 오렌지 껍질도 싫어한다. 요즘은 그림이나 족자처럼 벽에 걸어 두는 크리스마스트리 대체품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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