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 동물병원은 어떻게 대처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 동물병원은 어떻게 대처할까?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2.21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동물병원에는 매일매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방문한다. 예방접종이나 내·외부 구충제 적용, 건강검진과 같이 응급이 아닌 예방의학에 속하는 이유로 동물병원에 들르는 때가 있는가 하면 쇼크, 발작, 호흡곤란과 같이 심각한 응급상황에 이르러 동물병원에 도착하는 때도 있다. 대부분의 응급상황은 촌각을 다투기 때문에 기초 응급조치 후에는 응급진료를 할 수 있는 동물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야한다.

매주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 응급중환자 의료센터에서 주로 접하는 응급질환들에 대해 칼럼을 연재했기 때문에 이 칼럼에서 소개한 주요 상황별 지침들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기본적인 의료 지식이 없는 보호자의 성급한 응급조치는 상황을 오히려 악화할 수도 있다. 올바른 지침을 모른다면 바로 이동하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이다.

한편 반려동물 응급상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은 보호자의 안전이다. 예를 들어 전신발작 상황에 환자의 입에 손을 넣는다면 손을 심하게 물려 보호자가 사람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급한 마음에 혼자 운전을 하면서 반려동물에 신경을 쓰다가 교통사고라도 나면 보호자에게 심각한 상해가 발생하거나 반려동물 이송이 오히려 지체하게 되므로 서두르지만 침착한 이동 또한 중요하다. 이송 중에는 진료를 받을 동물병원에 전화로 반려동물의 이름, 나이, 성별, 품종, 주요 증상, 증상 발생 시기 및 예상 도착시간을 사전에 알려 진료진이 환자 도착 후 바로 응급조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일반적으로 응급환자가 동물병원에 도착하면 응급상황에 관한 간단한 병력청취 후 호흡, 심박수, 혈압, 체온과 신경증상 여부 등에 대한 1차 응급검진을 한다. 이를 통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응급조치가 우선 실시된다. 예를 들어 호홉곤란이 있을 땐 산소 공급, 혈압이 떨어져 있다면 혈압을 높이기 위한 응급수액요법 실시, 저혈당이 확인될 땐 포도당 수액공급을 한다.

응급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들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기간 굶었다 하더라도 호흡곤란이나 혈압이 떨어져 있다면 음식을 급여하는 것보다는, 산소와 수액조치를 통해 호흡을 안정시키고 혈압을 정상화한 후 응급상황의 발생 원인에 대한 탐색을 진행해 음식 급여가 안전한지를 파악하고 반려견의 상태에 맞는 음식을 적합한 방법을 통해 서서히 양을 늘려가면서 급여해야한다.

1차 응급검진 후 환자상태가 안정되면 응급상황 발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문진하고 전체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 시점에서 조금 더 자세히 원인을 파악하고 추가 응급조치에 대해 보호자와 상의한 후 진료가 이루어진다. 환자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면 응급치료를 유지하면서 응급상황 유발원인을 가능한 한 정확히 알아내야 한다. 원인을 알지 못하면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없고 응급상황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일반적인 진료는 문진-신체검사-병원검사-진단-치료 등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각 시점에서 적합한 보호자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응급상황은 환자의 안정화가 우선이기에 검사에 앞서 치료를 진행하거나 촌각을 다투는 응급조치의 진행 여부를 모두 상의할 수 없어 보호자가 불만을 표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있는 진료진의 판단과 응급조치에 대해 신뢰하고 환자가 안정될 때까지는 차분히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체계적인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상태가 정말 나쁘다면 환자가 사망하거나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스스로 아프다고 동물병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질병이나 응급상황 초기에 진료를 받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예방의학 및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