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혹부리가 된 강아지, 혹의 정체는 침 주머니?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혹부리가 된 강아지, 혹의 정체는 침 주머니?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1.3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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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우리 강아지가 혹부리 영감처럼 목에 혹이 생겼어요. 나이도 좀 있는 편인데 혹시 암에 걸린 건 아닐까요?”

강아지에게 이런 모습이 보이면 림프절 문제, 치아염증, 침샘낭종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은 침샘낭종이다. 침이 침샘이나 침샘도관 밖에 고이는 질환이다. 통증을 크게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그냥 내버려 두면 침이 배출되지 못하는 만큼 혹이 풍선처럼 부풀게 된다. 이에 따라 호흡곤란, 기침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때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번 시간에는 침샘낭종에 관해서 알아보자.

강아지의 침샘은 4쌍 총 8개다. 귀와 목 부분에 3쌍(턱밑에 악하선, 혀밑에 설하선, 이도 기저부에 이하선), 광대뼈 안에 한 쌍(협골선)이 있다. 침샘에서 생산한 침은 침샘도관을 타고 구강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선천적인 원인, 외상, 감염, 종양 등으로 침샘이나 침샘도관이 손상되면 침은 주위 조직으로 확산한다. 이에 따라 침이 다량 든 주머니가 서서히 형성된다. 이게 바로 침샘낭종이다.

침샘낭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4가지로 나눈다. ■목에 생기면 경부 침샘낭종이라 한다. 침샘낭종 중에 가장 많다. 파동감(액체가 찬 듯한 느낌)이 있는 종괴가 하악 아래쪽에 나타난다. ■편도 근처 인두에 생기면 인두 침생낭종이라 한다. 종괴가 인두와 상부호흡기도를 물리적으로 막으면서 숨을 들이쉴 때 코골이,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연하곤란(삼킴 장애)이 나타나기도 한다.

■혀밑에 생기면 설하 또는 구강 침샘낭종이라 한다. 식욕부진, 과도한 침 흘림, 연하곤란을 일으킨다. 환자는 혀를 내밀고 있거나 부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광대뼈 안쪽에 생기면 협골 침샘낭종이라 한다. 안구돌출, 안와 주변 부종, 외사시(눈동자가 바깥쪽으로 치우친 상태)를 일으킨다. 침샘낭종이 2종류 이상 함께 생기면 복합 침색낭종이라 하는데, 이는 드문 편이다.

침샘낭종은 신체검사, 엑스레이 촬영 등 기초검사와 세침흡인검사(주사로 내용물을 뽑아 세포를 확인하는 검사)로 대부분 진단할 수 있다. 치료법은 문제가 생긴 침샘을 제거하는 것이다. 남아 있는 침샘에서 소화하는 데 필요한 침을 충분히 분비할 수 있다. 침샘과 주머니를 없앤 부분에는 공간이 크게 생겨 한동안 삼출물이 차오른다. 따라서 수술 후 삼출물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배액관을 일주일 정도 장착해야 한다. 한편 침샘을 제거하지 않고 주사기로 고여 있는 침을 빼내거나 약물을 써서 일시적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침샘낭종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한다. 털이 긴 대형견은 병변을 쉽게 발견할 수 없어 자칫 놓칠 수 있으므로 목 주변을 자주 만져주는 것도 필요하다. 반려견의 목에서 혹을 발견하면 꼭 동물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하고 조기에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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