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333법칙으로 완벽한 구강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333법칙으로 완벽한 구강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0.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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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우리는 건강한 치아를 위해 하루에 3번, 식후 3분 이내, 3분의 양치질을 뜻하는 ‘333법칙’을 지켜야한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전 국민이 철석같이 믿고 있는 333법칙만으로 구강건강을 완벽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구강전문가들은 333법칙만으로는 완벽한 구강위생을 얻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치태(plaque)는 치아에 붙은 세균과 음식물의 얇은 막 같은 때를 말한다. 치태를 완벽하게 제거한다면 구강에 유해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문제는 완벽한 양치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매 식사 이후 규칙적으로 양치질을 해서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일 양치질을 하루에 한 번밖에 못 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정답은 자기 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다.

양치질은 치아와 잇몸에 묻은 음식물과 세균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낮 동안 몸이 알아서 음식물과 세균을 제거하는 자정작용(self-cleansing)을 한다. 정리하자면 입술과 볼, 혀 등이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치아와 잇몸에 묻은 음식물과 세균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또 낮은 세균이 치아를 공격하는 물질(세균성 산성물질)을 중화시켜주는 침의 분비가 가장 활발한 시점이다. 반면 잠을 자는 밤에는 침분비량도 적고 입술과 볼, 혀의 자정작용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균활동에 취약하다. 따라서 하루에 한 번밖에 양치질을 못한다면 자기 전 양치질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치태뿐 아니라 충치(치아우식증)역시 치아를 망치는 주범이다. 충치의 주범은 구강 내 존재하는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섭취해 배출하는 세균성분비물이다. 세균성분비물은 산성물질이기 때문에 치아의 칼슘을 빼앗아 충치를 유발한다. 이때 산성물질을 중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침’이다. 그렇다면 식사 후 언제 산성물질이 많이 나오고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산성물질이 중화될까.

스테판커프 그래프

1940년 ‘스테판커프 그래프’가 발표됐다. 스테판커프는 포도당을 섭취한 후 5분 이내에 구강내 산성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PH 하락) 20~40분에 걸쳐 서서히 산성도가 중화돼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이 그래프를 근거로 식후 3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면 좋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하나 있다. 스테판커프는 하루 3번 식사 이후 5분 이내에 산성도가 높아진다는 점이 아니라 포도당을 섭취할 때마다 산성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즉 식사뿐 아니라 간식을 먹을 때, 차를 마시는 등 음식섭취 후 5분 이내에 산성도가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음식을 섭취하든 5분 이내에 양치질이 필요하다.

구강위생을 지키기 위해서는 양치질 시간 역시 중요하다. 이에 우리는 3분 이상 양치질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진행된 양치질 시간 측정 연구에 따르면 2~3분 이상 양치질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실험대상자들의 평균 양치질 시간은 60~80초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칫솔모는 치아 2개 정도를 한 번에 닦을 수 있는 크기다. 칫솔모의 크기가 치아 2개로 맞춰져 있는 이유는 칫솔모가 크면 치아 곡선구조에 맞지 않아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28개의 치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칫솔질은 안과 밖 그리고 최소 88개의 면(안쪽면 28면, 바깥쪽 면 28면, 씹는 면 28면과 가장 안쪽 4군데)을 신경써야 한다. 따라서 칫솔모는 2개 정도를 한 번에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양치질을 하는 동안 칫솔이 움직여야하는 면적은 44군데다.

이에 한 면적당 10회의 쓸어내림을 추천한다. 이 경우 손목회전을 이용해 위아래로 쓸어내리는 행위만 440번을 해야한다. 제대로 된 양치질은 60~80초 안에 끝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쉬지 않고 손목을 움직여 440번을 3분 안에 끝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양치질에는 치실, 치간칫솔, 혀의 청소와 잇몸 마사지까지 포함돼야 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양치질은 10분 이상 걸린다고 생각해야한다.

333법칙을 통해 우리는 양치질의 중요성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고 그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다. 하지만 333법칙은 최소한의 관리방법일 뿐 각각의 항목을 살펴보면 건강한 치아를 위해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해야한다.

잠자기 전을 포함해 적어도 하루에 4번 이상, 모든 음식을 먹은 후 3분 이내에 3~10분 이상 양치질을 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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