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월화수목금토일,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어떤 관련 있을까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월화수목금토일,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어떤 관련 있을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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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음양오행은 동양철학을 근간으로 한다. 한의학의 이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필자를 비롯해 한의대 시절 학부생들은 음양과 오행의 개념을 이해하고자 많은 고민과 토론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음양오행은 자연의 이치를 설명하고자 하는 도구로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개념이다. 그런데 이 음양(일월)과 오행(목화토금수)이 요일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음양은 삼라만상을 상대적인 가치로 설명하고자 하는 도구다. 모두 짝을 이루면서 상대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 따라서 짧은 것이 있다면 보다 긴 것이 있고 차가운 것이 있다면 보다 따뜻한 것이 있고 어두운 것이 있다면 보다 밝은 것이 있다. 이 모든 상대적 가치를 음(陰)과 양(陽)으로 크게 구분해서 표현한다. 음양의 대표적인 것은 바로 ‘해[일(日)]’와 ‘달[월(月)]’이다.

음양보다 좀 더 역동적인 개념은 바로 오행(五行)이다. 이름에서 보듯이 다섯 가지가 움직인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오행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로 나뉜다. 자연의 변화법칙과 시간은 모두 ‘...목화토금수목화토금수...’로 이어져 나간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오행적 개념은 계절, 맛(오미), 기운(오기), 색(오색), 방위(오방) 등의 주위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흥미로운 점은 음양오행의 의미에 괘념치 않는 분들도 실생활에서 일월(日月)과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로 월화수목금토일, 요일의 이름이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바로 해와 달이고 화수목금토는 오행의 순서에는 맞지 않지만 오행을 이루는 문자들이다. 하지만 사실 요일의 이름은 음양오행과 전혀 관련이 없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일주일의 각 요일 이름은 서양의 태양력에서 유래했을 뿐이다. 때문에 목화토금수 오행의 순서와도 맞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요일 이름은 태양과 함께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행성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월요일인 Monday는 Moon(달)을 의미하고 화요일인 Tuesday는 Mars(화성), 수요일인 Wenesday는 Mercury(수성), 목요일인 Thursday는 Jupiter(목성), 금요일인 Friday는 Venus(금성), 토요일인 Saturday는 Satum(토성), 일요일인 Sunday는 Sun(해)를 의미한다. 각 행성의 영어이름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이름들은 서양에서 태양계를 구성하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행성이 발견된 이후로 붙여진 것으로 동양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만일 이러한 행성을 동양에서 발견했고 이름까지 붙였다면 요일까지도 목요일, 화요일, 토요일, 금요일, 수요일 등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사실 요일의 이름이 동양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그 1주일의 역사적인 배경이 바로 성경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천지창조를 6일 동안 행하고 마지막 날인 7일째는 안식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숭배하는 이들 또한 7일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나님을 거룩하게 섬기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1주일의 개념이 시작된 역사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요일의 개념이 없었고 단지 월과 년, 절기의 개념뿐이었다.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요일의 개념이 시작된 것은 1895년 갑오경장 이후부터다. 바로 일본식 개혁이 일어나면서 일본의 일주일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일본은 당시 이미 서양의 요일개념을 사용해왔다.

우리는 요일의 개념을 사용하게 되면서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부터인지 월요일부터인지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와 함께 주말은 토요일까지인지 일요일을 포함하는지도 헷갈려 한다. 유심히 보니 필자의 달력에는 요일이 일요일부터 시작이 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달력을 봤을 때는 우리나라는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부터라는 의미일까.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전 세계적으로 한 주의 시작을 달리하고 있었다. 한 나라에서조차 일요일부터 시작되는 달력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달력이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금요일이 안식일인 이슬람권 문화에서는 목요일, 금요일이 주말로 한 주가 토요일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논란은 이미 결론이 난 상태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적 표준에 따르면 국제적 표준으로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로 결정했다. 그럼 당연히 주말은 일요일까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월화수목금토일’이 보다 타당하고 자연스럽다.

1주일을 구성하는 요일의 이름은 동양의 음양오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음양오행이 삼라만상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고 이 단어들을 공통적으로 사용한 것을 보면 무관한 것만도 아닌 것 같다. 1주일은 짧지만 천지를 창조했던 무한의 시간이었고 요일의 이름에는 우주의 삼라만상이 들어있다. 날마다 무심코 쳐다보았던 달력 속 요일 이름들이 불현듯 심오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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