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콜라겐 굳이 안 먹어도 우리 몸의 콜라겐은 만들어진다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콜라겐 굳이 안 먹어도 우리 몸의 콜라겐은 만들어진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2.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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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여전히 콜라겐 관련 광고들이 눈에 많이 띈다. 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힘줄이나 뼈, 결합조직을 만들어내고 복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또 나이 들면서 콜라겐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항노화를 위해서라도 콜라겐을 섭취해야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사실 콜라겐은 콜라겐으로 섭취하지 않아도 만들어지는 성분이다.

콜라겐은 종류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8개의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해서 1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콜라겐은 피부, 뼈, 장벽, 근육, 힘줄 및 관절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이것들을 잡아당겨서 접착제처럼 작용한다.

콜라겐(collagen)이라는 단어는 접착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olla(colla)’와 생성인자, 유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접미사 ‘gene(gen)’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접착제를 만들어내는 인자라는 의미다. 따라서 콜라겐이 많다고 하는 식품들을 보면 끈적거린다.

시중에는 많은 콜라겐 제품이 나와 있다. 그런데 막상 이들 제품을 물에 풀어보면 끈적거리지 않는다. 사실 이 상태는 콜라겐이 아니라 단지 잘게 쪼개진 아미노산(펩타이드)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끈적거림은 없다. 아마도 몸에 들어가 콜라겐을 ‘만들지 말지’ 결정할 것이다.

시중의 콜라겐 제품 광고들을 보면 돼지껍질 등의 육류콜라겐(젤라틴)은 소화, 흡수가 2%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면서 콜라겐을 잘게 자른 펩타이드 콜라겐을 먹어야한다고 하고 또 어류콜라겐, 어린콜라겐은 84% 정도로 소화흡수가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제품을 먹지 않으면 콜라겐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의 콜라겐을 만드는 아미노산은 다양한 식품의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비타민C와 아연, 구리 등의 미네랄이 필요하다. 콜라겐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들은 비타민C와 아연, 구리 같은 미네랄과 함께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켜서 콜라겐 입자를 만들어낸다.

콜라겐을 구성하는 다양한 아미노산 중 특히 글리신과 프롤린, 알라닌, 하이드록시 프롤린 등의 농도가 높다. 이들 아미노산은 육류에 풍부하지만 식물성 식품만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식물성 식재료를 통해 동물성 조직인 콜라겐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콜라겐이 만들어지는 데는 비타민C가 꼭 필요하다. 과거 비타민C 결핍으로 바다 선원들이 괴혈병에 걸려 사망한 일화를 알 것이다. 장기간 과일이나 채소를 먹지 못했던 선원들은 머리카락이 빠지고 잇몸에서 피가 나고 치아가 빠지고 근육손실 등으로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것이 비타민C 부족으로 콜라겐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증상들이다.

콜라겐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미네랄 중 중요한 것은 바로 아연과 구리다. 아연은 세포가 콜라겐을 재형성하도록 하는 단백질 신호를 활성화시킨다. 또 구리는 아연을 도와서 콜라겐 섬유를 다른 지지 섬유와 교차 연결해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만일 위의 영양성분이 들어있는 식재료들을 충분하게 섭취한다면 몸에서는 콜라겐을 적절하게 합성해 낼 수 있다.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비타민C를 얻기 위해 감귤류, 딸기, 피망을 먹고 아미노산과 아연, 구리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육류와 함께 콩이나 달걀, 조개류, 견과류, 통곡물, 씨앗류(특히 해바라기씨)를 섭취하면 좋다.

특히 소뼈를 고아 만든 사골국, 소고기나 닭고기, 돼지고기 국, 생선뼈 국물에는 콜라겐 합성에 충분한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다. 오랫동안 끓일수록 농도는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는 아미노산과 함께 아연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다만 비타민C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별도로 섭취한다.

최근 시중에는 식물성 콜라겐 혹은 콜라겐 빌더라는 제품들까지 등장했다. 콜라겐이 함유돼 있지 않지만 식물성 영양성분과 미네랄, 비타민C로 체내에서 콜라겐 합성을 유도한다는 제품들이다. 콜라겐이 없는데도 콜라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들 제품 역시 굳이 콜라겐을 섭취하지 않아도 콜라겐을 충분하게 합성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효과가 좋다는 콜라겐 제품을 별도로 섭취하지 않고서도 몸의 콜라겐 구조를 어느 정도 적절하게 유지해 왔다. 몸에서 튼튼한 콜라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쩌다 한두 번 먹는 콜라겐 제품보다 다양한 음식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콜라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콜라겐만 먹어야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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