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탈모를 부르는 고양이 링웜, 치료하면 나을 수 있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탈모를 부르는 고양이 링웜, 치료하면 나을 수 있어요!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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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오산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오산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며칠 전 한 언론사에서 '중국에서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던 소녀가 분양받은 지 1주일 만에 머리에 탈모가 생겨서 중국 사회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뉴스는 조회 수 40만을 넘으며 댓글이 7만여 개나 달렸다. 이 뉴스가 보도되기 전 그 언론사는 필자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필자는 해당 내용을 듣고 먼저 안타까운 생각부터 들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면서 강아지를 비롯한 고양이를 분양받고 아낌없는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는데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강해지면서 또 죄 없는 길고양이들에게 이 화살이 돌아가지 않을까 했던 마음이다.

해당 기사에 관한 결과의 키워드를 보면 ‘고양이’ ‘머리 탈모’ ‘어린 소녀’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키우면 사람이 유산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탈모까지 생긴다니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고양이를 키우면 탈모는 당연히 일어날 수 있다. 필자도 물론 부위가 머리가 아니었을 뿐 이 상황에 직면해 본 적은 있다.

기사 속 수의사 및 의사의 의견에 따르면 해당 상황은 진균성 피부병, 소위 고양이 링웜이라는 질병으로 예측된다. 고양이 링웜은 면역력저하, 비위생적인 환경, 스트레스, 습한 환경, 영양 부족으로 인한 진균에 의해 원형성 탈모를 일으키는 증상으로 몸에 나타날 수 있다. 고양이도 이 질병에 걸리면 곰팡이약(간에 데미지를 꽤나 줄 만큼 독함)을 적어도 1달은 매일 먹어야 한다. 그만큼 치료도 굉장히 더디고 증상 자체가 심각한 원형성 탈모를 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피부사상균증(고양이 링웜)에 감염되면 심한 가려움증, 탈모, 각질, 딱지, 비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사상균증은 전염력이 강한데 피부사상균증에 감염된 고양이가 가려움으로 병변을 집중적으로 그루밍하고 난 후 다른 부위나 다른 고양이를 그루밍하면서 피부사상균증을 옮기게 된다. 따라서 앞에서 말했던 약 복용기간이 적어도 1달이라고 말한 것은 1달을 먹더라도 다시 재발하여 다시 또 약을 먹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사상균증은 인수공통질병으로 같이 사는 고양이, 강아지에게도 쉽게 전파되며 심지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으니 반려묘에게 피부사상균증이 의심된다면 빠르게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어린아이, 노인)에게 자주 나타나지만 필자는 워낙 많은 동물을 접하다 보니 약해진 피부장벽으로 감염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근데 정말 이 질병은 걸려보지 않으면 아무도 고양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성인이자 수의사로서 당연히 가렵고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가려움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가려웠다. 가려워서 미칠 정도니까 말이다.

피부사상균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곰팡이 배양검사다. 곰팡이 배양검사는 병변이 나타난 부분의 털을 특수배지에 심어 곰팡이를 배양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곰팡이를 배양하는 동안 적어도 일주일에서 이 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좀 더 오래 걸리는 느낌을 받는다.

피부사상균증 치료 시에는 항진균제와 소독약을 사용하고 약용 샴푸로 목욕해 곰팡이를 처치해야 한다. 또 구석구석 소독약을 뿌리고 청소와 환기를 하는 등 주위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해 곰팡이가 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만약 다른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면 분리된 공간에 격리해주고 같은 물건을 함께 사용하지 않게 한다. 사람도 해당 반려동물을 만졌을 때 꼭 손을 씻고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피부사상균증이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호자의 몸에 빨갛고 동그란 자국이 나타나며 가려움이 시작했다면 반려묘의 피부사상균증이 옮았을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피부사상균증은 치료받으면 금방 나을 수 있는 질환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반려묘와 보호자가 함께 빠르게 치료받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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