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반려동물 구강질환, 정확한 진단이 우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반려동물 구강질환, 정확한 진단이 우선!
  • 노태균 원헬스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ㅣ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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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균 울산 원헬스동물의료센터(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에도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항상 함께하다 보니 작은 이상도 빨리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병원에도 반려동물의 구강문제로 방문하는 보호자가 많이 늘어났다. ▲입냄새가 심하거나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눈에 보이는 치석이 많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필자는 보호자와 상담 후 각 증상에 맞는 구강관리를 진행한다.

동물병원에 방문 전에도 얼마든지 가정에서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관리방법은 양치다. 반려동물이 음식을 섭취하면 24시간 이내에 구강 내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플라크(치태)를 형성한다. 이것을 방치하면 침 안의 미네랄 성분들이 붙기 시작하면서 치석을 형성한다. 결국 치석은 세균덩어리인 셈이다. 그 세균덩어리가 항상 입안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 반려동물에게 양치해주는 습관을 들이면 플라크 형성부터 막을 수 있어 구강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반려동물 양치방법은 혼자 습득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동물병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구강관리법은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함으로써 입냄새나 염증의 원인을 없애 구강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스케일링을 진행할 때는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치석을 제거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치아의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방사선촬영으로 잇몸에 가려진 치아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치석이 심하거나 치주염이 많이 진행된 경우 염증에 의해 치아 주변조직들이 손상받게 된다. 이때 치아방사선 촬영을 해보면 치주인대의 소실이나 치조골의 소실 등 발치가 필요한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치아골절이 있을 때도 외관상 보이는 정도로 치료방법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방사선 촬영을 통해 발치를 할지 치아를 보존하는 치료를 진행할지 결정하게 된다.

고양이는 더욱더 치아방사선 촬영이 중요하다. 고양이치아병변 중 가장 흔한 치아흡수성병변(FORL)이나 만성치은구내염(LPGS)은 반드시 발치해야 치료할 수 있는데 이때 이 질병들을 진단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치아방사선 촬영이다. 이제는 보호자들도 잘 알고 있는 치근단농양 같은 치아병변도 대략적인 추측으로 발치할 치아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치아방사선촬영을 통해 문제의 치아를 정확히 확인하고 발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마취하지 않으면 구강문제에 대한 처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치아의 정확한 건강상태와 추가병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 번 마취했을 때 스케일링과 더불어 치아방사선 촬영을 통해 치아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 없이 잘못된 치료를 받거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반려동물은 큰 고통을 느끼게 되고 음식물 섭취도 어려워질 수 있다. 반려동물의 구강질환도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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