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지속되는 반려동물 콧물, 어떤 검사를 해야 하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지속되는 반려동물 콧물, 어떤 검사를 해야 하나요?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6.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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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강아지, 고양이가 콧물을 흘리거나 재채기를 할 때가 있다. 일시적인 장액성 혹은 점액성 콧물은 가벼운 감염성질환이나 알레르기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적이거나 농성 콧물이라면 심한 감염성질환 혹은 비강 내 이물로 인한 염증, 만성치주질환이 비강 내로 파급돼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출혈성 콧물은 응고장애와 같은 전신질환이나 외상, 비강종양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질환이든 콧물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초기에는 주로 장액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콧물의 형태만으로 감별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콧물의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를 해야 할까? 일단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진료에 협조적이지 않다. 특히 비강이나 구강 쪽을 정확하게 검사하고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진정,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신체검사상 문제가 없고 응고계 검사를 포함한 혈액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상 특이사항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전신마취하에 머리를 포함하는 CT 검사를 먼저 진행한다.

 CT 검사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비강 내측 및 비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변 구조물을 영상화할 수 있는데 명확한 이물이나 비강종괴, 치주질환 등을 일차적으로 감별할 수 있다. 이물이 확인되면 비강내시경을 통해 제거하며 종괴가 확인되면 외과적인 제거 및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를 진행한다. 치주질환이 비강까지 파급이 됐다면 발치를 진행한다.

하지만 CT 검사만으로 진단이 나는 일은 많지 않은 편이다. 비강이물은 주변 정상 구조물과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CT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이물이 비강내시경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 또 종괴를 형성하지 않는 종양이라면 소량의 액체와 점막 염증 소견만 확인됐으나 조직검사상 종양으로 진단되기도 한다. CT 검사상 비강병변은 종양에서 주로 나타나는 골용해와 같은 특정 소견 외에는 비특이적이며 골용해 또한 심한 만성의 염증성 질환에서는 빈번하게 확인된다.

CT 검사상 비강 내 액체와 비특이적 염증 소견만 확인되는 환자들 대부분은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를 위한 비강 시료채취, 비강세척, 비강내시경, 조직검사 등이 있다. 검사들에는 마취가 필요해 주로 CT 검사 후 즉시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먼저 멸균 면봉을 비강 깊숙한 곳으로 삽입해 시료를 채취한 후 전문 검사기관에 배양 및 PCR 검사를 보내 감염성 비염의 경우 감염원을 특정할 수 있다. 비강 내 다량의 삼출물이 존재한다면 호흡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비강 세척을 통해 삼출물을 제거해주고 이 과정에서 시료를 얻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점막 평가는 CT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비강내시경을 이용해 진행하며 이를 통해 작은 이물이나 폴립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조직을 채취해 조직검사까지 진행하면 면역매개 염증이나 종양을 감별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진단율이 높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워 CT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가 정확한 진단에 필요하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검사, 진단 과정이 길어지면 비용이 더 들 수 있고 짧은 기간 내 마취를 다수 진행하면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마취 후 진행할 수 있는 검사들을 한 번에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비강을 이루는 구조물에 변형이 오게 돼 치료 후에도 흔적으로 남아 비염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콧물 증상이 일반적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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