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어요! 여름철 열사병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어요! 여름철 열사병 주의보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7.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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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았던 봄이 금방 지나가고 무더위가 빠르게 찾아왔다. 날씨가 더워지면 으레 찾아오는 불청객이 열사병과 고체온증이다.

반려견은 더위에 치명적으로 약해 여름에 고체온증으로 헐떡이는 증상이 멈추지 않아 긴급히 병원에 오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아스팔트 같은 땅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이 매우 높아 실제 반려견의 체감온도는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을 수 있다. 또 자동차처럼 금방 온도가 올라가는 곳에서는 잠깐 혼자 두더라도 체온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날씨가 덥다고 모든 반려견이 고체온증으로 심각한 상황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오르고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다면 에어컨으로 조금만 시원하게 해줘도 곧 정상체온으로 돌아갈 때가 많다.

하지만 필자의 동물병원에 입원했던 반려견은 정말 잠깐의 산책 또는 잠깐의 흥분만으로도 고체온증이 생겨서 응급내원하는 일이 많이 있었다. 이 때는 날씨보다도 반려견의 특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견종은 ▲털이 매우 많거나 ▲주둥이가 매우 짧은 포메라니안·프렌치불도그·퍼그 등이다. 특히 비만도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

주둥이가 짧은 반려견은 기본적으로 연구개라고 하는 입천장의 뒷부분이 매우 길어 연구개가 숨 쉬는 곳을 일부 막는 경우가 더러 있다. 체온이 높거나 급격한 흥분상태가 되면 생기는 빠르고 거친 호흡은 연구개를 붓게 만들어 숨 쉬는 것을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또 지속적인 개구호흡으로 위에 공기가 가득 차게 되면 그것도 숨 쉬는 것을 방해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헐떡임은 체온을 더욱 상승하게 만들며 속털이 매우 많은 견종은 열발산이 되지 않아 지속해서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즉 연구개 부종에 의한 호흡곤란, 위 확장, 열 발산 저하의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체온이 계속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아무리 주변을 시원하게 해줘도 이미 생긴 연구개 부종과 위 확장이 해소되지 않아 체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빠르게 체온을 정상화해주지 않으면 장기가 빠르게 손상되며 쉽게 쇼크가 올 수 있다. 특히나 강아지는 위장관과 간, 신장의 손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때도 상당히 많다. 생명을 보존하더라도 신부전이나 뇌 손상 등의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고체온증은 빠르게 체온을 정상화해주는 방법으로 주변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보다 환자를 안정시키고 진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러한 방법에는 약물이 투여돼야 한다. 집에서 조금 시원하게 해주면 되겠지 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다 보면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모든 반려견에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닐지라도 반려견이 주둥이가 매우 짧아 코골이가 심하거나 털이 지나치게 많을 때 또는 비만도가 심하거나 고체온증과 헐떡거림이 시작된다면 바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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