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치과진료를 미루는 당신, ‘서까래감 아끼다가 용마루 썩인다’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치과진료를 미루는 당신, ‘서까래감 아끼다가 용마루 썩인다’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7.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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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진료과목은 치주과입니다. <편집자 주>

자연치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든다. 임플란트처럼 의료기술이 진보했는데 굳이 자연치아를 살려야 할까.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치아와 그 주변 조직을 살펴봐야 한다.

치아는 치조골(이틀뼈),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하는 치주인대, 치은(잇몸) 등이 감싸고 있다. 이때 치주인대가 치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아는 치조골에 단단하게 박혀 있는 것이 아니다. 치주인대라는 가느다란 섬유들에 의해 연결돼 있다.

치주인대는 쉽게 소인국에 들어간 거인 걸리버를 생각하면 쉽다. 다양한 방향의 끈에 의해 연결된 걸리버,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치주인대는 치아를 고정하고 힘을 분산, 씹고 뜯고 맛보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하지만 임플란트는 외부물질이기 때문에 치주인대 조직이 없다. 따라서 임플란트로 씹고 뜯을 수는 있지만 말린 문어같이 질긴 음식을 먹기는 어렵다.

자연치아는 치매예방에도 좋다. 치아가 빠질수록 치매발병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근거가 바로 ‘치주인대’다. 자연치아를 이용해 씹고 듣고 즐기는 감각을 ‘고유감각’이라고 부른다. 고유감각은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주기 때문에 치매를 예방해준다.

한 번 녹은 치조골은 재생시키기가 어렵다. 물론 치조골이식(뼈이식)을 통해 뼈를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뼈를 만들려면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인공 뼈는 자연 뼈보다 감염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치주질환에 의한 증상은 3가지가 있다. 먼저 치주질환으로 인한 ‘욱신거림’이다. 애매모호한 증상으로 환자들과 얘기해보면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픈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럴 때 많은 이가 진통제 혹은 비싸지만 효과 없는 잇몸치료보조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잇몸에는 치석과 세균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통증이 발견된다면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잇몸치료보조제의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

둘째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치아가 들뜬 느낌이 있는 경우에도 치주질환 증상일 확률이 높다. 특히 양치질 시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발견되면 병원을 즉시 방문해야 한다.

셋째 치아가 솟아있는 느낌이다. 이는 치주질환의 증상이다. 이는 치아 주위조직, 즉 치주에 염증이 생기면 치아가 자기위치를 벗어나 솟아오르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발치를 해야 할 수 있으니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서까래감 아끼다가 용마루 썩인다’이란 속담이 있다. 작은 것을 아끼다가 오히려 큰 것을 못 쓰게 된다는 뜻으로 치과진료비가 아까워 병원 방문을 미루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치과 가기를 두려워 말자. 간단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치과질환은 많다. 이 기회에 치과를 방문해 구강검진을 받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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