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 고를 때 이 점 따져보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 고를 때 이 점 따져보세요
  • 신성우 화성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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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오늘은 좋은 동물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을 개인적으로 말하려 한다. 좋은 동물병원이란 어떤 동물병원일까? 요즘은 ‘동물이 물건이 아니다’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는 시대다. 또한 가성비보다는 가심(心)비를 중시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대학병원급기기를 보유하고 무조건 크기만 하고 사람이 많고 수의사의 이력이 화려한 동물병원이 좋은 동물병원일까?

이에 대해 필자는 절대 No라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반려인의 라이프스타일, 반려견의 성격, 품종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또 동물병원의 편의성 유무(주차장 보유, 늦게까지 오픈 등)도 좋은 동물병원의 기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좋은 동물병원은 어떤 점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

1. 청결도(냄새)

‘동물병원 냄새’하면 딱 생각나는 게 있을 것이다. 벽, 바닥에 스며들어 있는 오줌냄새다. 동물병원이니 당연히 강아지, 고양이의 오줌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론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동물병원은 이를 치우고 닦고 할 정도의 여력이 안 돼서 그럴 수 있겠지만 사실 동물병원은 세균,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반려동물이 올 때가 많다. 이렇게 냄새(위생)관리가 되지 않았을 땐 내 반려동물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진료실책상, 데스크 등 눈으로 보이는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그곳이 깨끗하다면 안쪽도 신경을 쓰는 동물병원일 확률이 높다.

2. 수의사의 약력

이 부분은 사실 필자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약력을 얼마나 참고할지는 보호자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개인의 의견에 맡기나 필자의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겠다. 약력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은 맞다. 수의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쪽에 더 전문적인가를 말하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과시하기 위해서 약력을 한 줄이라도 더 적으려고 꽤 노력한다. 동물병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원장사진 옆에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는 걸 많이 봤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같은 곳의 동물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원장의 약력을 보면 굉장히 생각이 많아진다. 미국에서는 원장소개에는 ‘나는 서핑을 좋아한다. 주말에 서핑하러 다니고 내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식의 글이 적혀있다. 처음에는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필자도 이렇게 적고 싶다는 생각해본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점은 약력은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외과를 전공했다고 해서 슬개골탈구만 전문으로 진료한 사람보다 못할 수 있고 어떤 세미나를 들었다고 해서 그것에 능통한 것은 아니다. 수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대체로 잘한다.

3. 수의사와의 소통

요즘 인터넷상에서 수의사들이 반려동물은 보험도 적용 안 되니 진료비를 마음대로 청구하고 반려동물한테 애정은 하나도 없는 사기꾼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나오는 몇몇 나쁜 사례 때문에 다른 좋은 수의사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여러분들 주변에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수의사가 많다. 필자는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데려오지 않고 혼자 방문해도 보호자와 충분히 상담하곤 한다. 치료대상은 반려동물이지만 이 반려동물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보호자이고 반려동물을 치료하고 이해하는 사람은 수의사다. 따라서 보호자와 수의사의 의사소통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여러분의 얘기를 귀담아서 잘 들을 수 있는 수의사를 만나기를 바란다.

4.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

수의사도 테크니션도 사람이기 때문에 보호자 앞에서 반려동물에게 어떤 행위를 할 때 실수를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발톱을 자른 후에 피가 난 경우를 예로 들겠다. 이런 상황이 일어났을 때 사람마다 대처가 다른데,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다음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실수에 대해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는 둘 다 정답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태도는 반려동물에게 안정을 취하게 하고 사과를 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반려동물도 웬만한 언어는 다 알아듣는다.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 위에 언급한 부분 말고도 참고할 점이 여럿 있을 것이다. 무조건 큰 동물병원, 수의사의 약력이 화려한 동물병원만 찾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부디 여러분 곁에 좋은 수의사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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