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쥐약 먹었다? 최대한 흡수 막는 게 상책!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쥐약 먹었다? 최대한 흡수 막는 게 상책!
  • 문효석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8.20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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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요즘 날씨가 습해지면서 야생 쥐를 간혹 볼 수 있다. 쥐는 공중보건에 위해를 가하므로 살서제를 써서 구제하게 된다. 그런데 살서제를 다른 동물이 먹어도 큰 문제가 일어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오늘은 이 부분에 관해 설명하겠다.

대부분의 살서제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게 하는 항응고제계열 약물이 주된 성분이다. 이러한 약물은 다른 동물에게도 극심한 지혈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살서제는 3세대로 구분하는데 동물이 중독되면 대부분의 약물은 5일 정도는 체내에서 제거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살서제를 먹은 것으로 의심되면 바로 동물병원에서 구토를 시키거나 위세척을 해서 흡수를 최대한 막는 게 중요하다. 보통 4시간이 지나면 흡수되는 때가 많다. 이때부터는 구토유발보다는 살서제 중독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살서제 중독 시 주로 볼 수 있는 증상은 혈뇨와 혈변이다. 응급으로 폐출혈이 발생할 땐 대부분 급사한다.

살서제 중독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위의 혈액검사와 같이 빈혈이 확인되면서 혈소판은 정상일 때가 많다. 살서제 중독이 의심될 땐 꼭 응고계평가를 해서 PT(prothrombin time)/aPTT(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의 지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PT수치는 정상의 2~6배, aPTT수치는 정상의 2~4배 정도로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음 환자처럼 정상범위의 상한치에서 확인되는 때도 있다. 이때는 치료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상검사를 해서 복강 내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 대부분 다음과 같이 장에서 심각한 문제가 확인될 때가 많다.

살서제 중독의 근본적인 치료는 혈액응고에 사용되는 비타민K를 매일 주사해 살서제의 기능을 길항하는 것이다. 이러한 약물에 대한 효과가 나오기 전에 지나친 출혈이 생길 땐 전혈을 수혈하여 빈혈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살서제는 복강, 특히 장에 출혈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문제가 심화하면 장이 심각하게 손상된다. 손상된 부위를 통해 장에 있는 세균이 혈중으로 들어오면 패혈증(Sepsis)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과감한 수액 처치와 항생제 사용도 필요하다.

살서제 중독은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다. 우리 반려동물에게 살서제 중독이 일어난 것으로 의심될 땐 한시바삐 동물병원에 데려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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