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갑자기 비틀거리고 균형을 잘 잡지 못한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갑자기 비틀거리고 균형을 잘 잡지 못한다면?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8.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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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균형을 잘 잡지 못하고 비틀거림,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사경(head tilt), 안구진탕은 전정계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다. 이전에 유사한 주제(중이염)를 다룬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다른 질환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위에 언급한 증상들이 발생한 동물들은 보통 두부 MRI 검사를 진행한다. 전정계 증상은 대부분 중이, 뇌줄기 병변(염증이나 종양), 뇌졸중(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관련이 있을 때가 많다. 이외에도 외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 중독 등에 의해 발생한다. 만약 다른 원인이 모두 배제되고 MRI 촬영상 이상소견이 없다면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Idiopathic vestibular syndrome)으로 진단한다.

개의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은 다른 말로 old dog vestibular disease라고도 한다. 그만큼 나이 든 개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나이가 많지 않은 개와 고양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특별한 처치 없이 수 주 안에 회복된다는 특징이 있다. 재발은 드물다고 알려져 있지만 만약 재발한다면 한 달 이내의 짧은 간격으로 재발하지는 않는다. 또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일부 증상이 남아있을 때도 있다.

전정계는 말초와 중추성 전정계로 구분된다.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은 말초성 전정계 증상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중이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다면 말초성 전정계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또한, 중추성과 말초성 전정계 질환을 신경계 검사만으로 완벽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도 있어 이런 경우는 중추신경계 이상 확인을 위한 MRI 검사를 추천한다.

이러한 검사들을 통해 특발성 전정계 증후군으로 진단되더라도 어지럼증으로 인한 구토 증상이 심하거나 기립할 수 없고 식사 등 기본적인 신체활동이 어려운 상태라면 입원해 대증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갑자기 고개가 기울어지고 안구진탕을 보이며 균형을 잘 잡지 못해 비틀대고 넘어진다면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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