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갑자기 살이 빠진다면? 단백소실성 장병증(PLE)을 의심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이 갑자기 살이 빠진다면? 단백소실성 장병증(PLE)을 의심하세요
  • 문효석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9.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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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반려동물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신체적인 문제는 설사나 구토 등의 위장관과 관련된 증상이며 적절한 치료와 식이관리를 실시하면 호전될 때가 많다. 하지만 설사 증상을 지속해서 보이면서 살이 빠진다면 단순한 장염보다는 단백질이 소실되고 있는 단백소실성 장병증을 고려해봐야 한다.

단백소실성 장병증(PLE, Protein Losing Enteropathy)은 단백질과 콜레스테롤이 장으로 흡수되지 않고 소실되는 질병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염증성 장질환(IBD)이나 장종양이 있는 것이지만 장염이 심하게 발생해 장벽의 흡수기능이 소실된 상황에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이번 칼럼에서는 단백소실성 장병증을 유발하는 주된 염증성 장질환인 림프관확장증에 관해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림프관확장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지방육아종성 림프선염이다. 이러한 원인에 의해 확장된 림프관은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다량의 단백질(알부민과 글로불린)이 장으로 소실된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증상은 체중 감소(특히 근육량 감소)이며 알부민 소실로 인한 혈관 내 교질 삼투압의 문제는 복수나 흉수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단백질 소실은 혈액응고인자의 감소를 유발해 중증 환자에서 피가 잘 지혈되지 않는 상황도 종종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치료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크다.

이 질환에 이환된 환자는 혈액검사에서 단백질과 관련된 수치가 모두 감소해있으며(저알부민혈증, 저글로불린혈증), 대부분 저콜레스테롤혈증 및 알부민 감소에 의한 가성 저칼슘혈증이 동반된다.

해당 질환이 의심된다면 단백질이 소실될 수 있는 대표적인 다른 질병인 단백소실성 신질환(PLN)과 단백질 생산 자체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간 관련 질환은 꼭 배제해야 한다. 단백소실성 신질환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요검사로 단백뇨를 확인해야 하며 단백뇨가 의심되면 꼭 UPC 검사를 실시해 단백뇨를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또 간 관련 질환은 기본 혈액검사를 통해 간기능에 관련된 수치를 확인하고 나서 필요하다면 간기능 평가를 실시해 간기능의 문제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림프관확장증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검이 필요하나 이 질병에 이환된 대부분의 환자가 저단백혈증과 응고계 문제를 보이게 된다. 이때는 마취 및 생검 과정을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주로 가장 흔한 원인에 대해 치료적으로 접근하거나 혈장 등을 투여해 상태를 안정화하고 나서 생검을 실시한다.

이 질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원인미상의 지방육아종성 림프선염이므로 염증 억제 약물을 사용하면서 소화가 잘되는 저지방 식이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게 되며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매우 예후가 좋은 편이다.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은 주로 혈액검사로 혈중 알부민과 글로불린 수치를 확인하면서 체중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갑자기 살이 빠지면서 설사 증상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꼭 동물병원에 빨리 방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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