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묘생의 질 뚝… 고양이 대표 치과질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묘생의 질 뚝… 고양이 대표 치과질환
  • 지훈 부산 훈동물병원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9.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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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훈동물병원 대표원장(부산 동래 소재)
지훈 훈동물병원 대표원장(부산 동래 소재)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라면 고양이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 질병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에게 심각한 치주염을 일으키는 치과질환인 치아흡수성 병변과 구내염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고양이 치아흡수성 병변(FORL)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말 그대로 치아가 녹아 점차 흡수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거나 사료를 씹지 않고 그대로 삼키며 입 주변을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 또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진단 시 어느 정도 질병이 진행된 상태일 때가 많다. 주로 백악질(시멘트질)에서 치아흡수가 시작돼 안쪽으로 상아질과 치수까지 침범하고 위아래로 치관과 치근까지 진행될 수 있다. 증상이 점점 진행되면서 법랑질까지 녹여 그 녹인 부위를 잇몸이 덮어버리게 된다. 육안으로 봤을 때 잇몸이 치아로 많이 올라와 있다면 치아흡수성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위와 같이 치주염이 일부 치아 또는 여러 치아에 발생해 치아 주변 잇몸이 붉어진다. 치아가 녹아 빈 부분이 발생하면 잇몸이 자라 그 빈자리를 채워 치아가 조그맣게 보이기도 한다. 주로 관찰되는 증상에는 갑자기 심해진 입냄새, 그루밍 감소, 침흘림, 식욕저하, 음식을 뱉어내거나 거부하는 행동 등이 있다.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치과방사선 검사다. 만약 치과방사선 검사로 치아흡수성 병변을 초기에 발견한다면 다양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치관만 갈거나 스케일링 또는 약물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질환이 진행된 후 발견했다면 해당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 발치를 미루게 되면 치아가 녹으면서 생기는 통증이 점점 심해지니 가능한 한 빠르게 치과수술이 가능한 동물병원에서 발치수술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이렇듯 고양이 치아흡수성 병변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예방을 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평소 양치질과 치아 관리를 열심히 한 고양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치주질환이나 잇몸염증 등 타 구강질환과 비교하면 초기에는 외형변화가 적은 편으로 증상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다. 따라서 집사들의 눈썰미가 더욱 중요하다. 흔히 이야기하는 잇몸에 보이는 붉은 흡수성 반점은 치아흡수성 병변의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이것은 이미 상태가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다. 따라서 그렇게 되기 전에 고양이 치아를 꾸준히 관찰하면서 잇몸이 빨갛게 변해있거나 입냄새가 나는지 수시로 체크하고 구강통증과 연관된 증상이 발생하는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건강상태를 체크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 번째 고양이 만성 치은구내염(LPGS, FCGS)은 구강 내의 점막에 염증이 나타나는 심각한 만성 염증성질환으로 치태에 대한 면역반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외의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이 고양이 구내염은 다른 치주질환과는 달리 목구멍염을 동반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삼킬 때의 통증이 극심해 거의 밥을 먹지 못하는 수준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에 기본적인 구강질환 증상 이외에 체중이 감소하거나 얼굴 주변을 만질 때 갑자기 예민해지는 등의 변화가 관찰된다.

치료는 치태에 대한 면역반응이 주원인으로 지목돼 다양한 치료옵션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치태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발치수술을 해 치아를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일부 발치, 1차 전발치, 2차 전발치 등의 수술방법이 있으며 이는 고양이의 치주질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발치 후에는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되는 편이며 치료 전보다 통증이 줄어들어 고양이는 음식을 훨씬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면역억압약물치료도 구내염 치료의 한 방법이지만 약물치료는 장기복용 시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해야 한다. 즉 구내염의 치료는 전문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적 치료와 약물치료를 적절하게 선택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고양이에게서 발생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치주질환인 치아흡수성 병변과 구내염에 대해서 알아봤다. 위와 같은 질병을 직접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진 방법은 없다. 하지만 다음 다섯 가지 방법을 통해 고양이의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1. 예방접종을 통한 전염병 관리

2. 정기적인 구강검진

3. 치석 제거 관련 용품이나 보조제 사용

4. 하루에 한 번 양치질하기

5. 정기적 스케일링을 통한 치석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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