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은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보호자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계절의 영향으로 응급하게 안과에 오는 원인 중에는 각막열상(각막 찢어짐)이 있다. 산책하다가 다른 강아지와 혹은 길고양이들에게 순간적으로 발톱 혹은 치아로 공격을 당하면서 각막열상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산책이 아니어도 한집안에서 함께 사는 동거견 혹은 동거묘와 서열싸움 혹은 영역침범으로 인해 공격을 당해서 동물병원에 오는 일도 많다.
각막열상은 발생한 순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만약 각막열상이 각막 전층까지 발생해 각막천공까지 발생한다면 안구 내 출혈과 함께 안방수 유출이 발생해 보호자는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표현을 한다.
각막열상을 일으키는 외상은 발생 범위에 따라 광범위한 뭉툭한 외상과 침투적인 날카로운 외상이 있다. 뭉툭한 외상은 광범위한 각막열상을 유발해 안구 내 출혈, 홍채탈출 및 망막박리가 함께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침투적 외상은 보통 날카로운 발톱 등이 각막을 뚫고 안구 내 쪽으로 들어가 수정체낭 파열 및 홍채 찢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각각의 외상 형태에 따라 수술방법 및 예후가 달라지므로 정밀한 안과검사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모든 각막열상은 원인과 관계없이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예후 요인을 판단해야 한다.
1) 열상의 깊이
2) 안구 내 및 특히 수정체와 망막의 관여
3) 각막 가장자리를 넘어선 열상의 연장
전체 각막 두께보다 얇은 정도의 각막열상은 일반적으로 적절하게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궤양과 같은 방식으로 치료한다. 단 깊은 열상은 수술을 통한 치료가 필수다. 안구파열을 유발하는 전체 각막 두께의 상처는 안구 내 손상 및 상처 가장자리의 조직 파괴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수정체 손상이 발생하면 종종 급속하게 안구내염 및 급성 속발성 녹내장 발생 가능성과 함께 추후 백내장 발생으로 진행해 수정체의 손상여부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각막 가장자리 너머까지 확대된 열상은 망막이 연루될 위험이 더 크며 뚜렷한 포도막염 및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망막박리가 발생한다면 시력에 대한 예후가 좋지 않다.
다양한 안과검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시력반응 및 신경반응 검사와 함께 실제로 검사 진행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안구초음파검사를 통해 수정체의 파열 및 안구 후안부 구조의 손상여부를 확인해 수술 방향 및 예후판단을 할 수 있다. 또 각막열상 이외에도 눈 주변과 몸의 다른 부분의 외상(예; 두개골 골절, 관통성 감염 창상 등)이 존재할 수 있다. 반드시 꼼꼼한 신체검사와 함께 X-ray 검사와 추가로 필요한 검사들을 진행해 마취의 위험성 유무 및 눈 수술 이외에 다른 수술이 필요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발톱과 치아 등에는 많은 세균이 있어 손상 시에 흔히 혼합 세균감염으로 화농성 염증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진행해 치료에 적합한 항생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는 동물병원에 오기 전까지 더 이상의 안구 내 손상 위험을 피하기 위해 흥분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안구를 누르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만약 수술을 진행한다면 수술 이후에 수술 부위의 각막부종, 각막혈관 신생화, 흉터 조직 및 각막 혼탁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안과검사를 통한 술부상태 검진과 함께 추후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안과검진을 지속적으로 해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