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만성구토의 늪에 빠졌다? 염증성장염 초기신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만성구토의 늪에 빠졌다? 염증성장염 초기신호!
  • 문효석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10.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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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고양이는 습관적으로 그루밍(몸을 핥는 행동)을 한다. 그루밍으로 발생하는 헤어볼은 위를 자극해 구토를 유발할 때가 있다. 이러한 행동을 보고 고양이는 원래 구토를 잘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생각보다 많은데 잘못된 상식이다.

고양이는 해부학적으로 위 조임근이 다른 동물보다 매우 발달한 편이어서 구토를 잘하지 않는다. 반려묘에게 1달에 1~2회 정도의 구토가 지속적으로 관찰된다면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은 고양이 만성구토의 가장 흔한 원인인 염증성장염(Inflammatory Bowel Disease)에 대해 알아보겠다.

염증성장염은 염증을 유발하는 세포에 따라 크게 림프구성-형질세포성장염 (Lymphoplastic-Plasmacytic Enteritis-LPE)과 호산구성장염(Eosinophilic Enteritis-EE)으로 구분할 수 있다. 림프구성-형질세포성장염은 특발성으로 면역계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장내에 있는 항원에 대한 비정상적 면역반응이 주된 문제인 것으로 고려된다. 호산구성장염은 주로 식이알러지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구성장염과 다르게 출혈을 동반할 때가 많아 혈토나 흑변 또는 혈변이 흔히 확인된다.

또 고양이는 종 특이적으로 담관과 췌장관이 동일한 개구부를 통해 장으로 연결되는 만큼 장의 염증은 간/담낭 및 췌장에 동시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질병을 Triaditis라고 한다. 이 질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칼럼을 통해 설명할 예정이다.

IBD를 진단하려면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방사선검사로 의심되는 병변 및 질병의 국소화를 실시해야 하고 확진이 필요할 땐 장생검을 실시해야 한다. 질병초기에는 혈액검사로 특이소견이 확인되지 않는 때가 대다수다. 기본적인 스크리닝검사를 통해 IBD가 의심될 땐 GI Panel 검사라는 정밀검사로 혈액 중 코발라민과 엽산(Folate)수치를 체크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코발라민의 감소는 원위 소장의 문제, 엽산의 감소는 근위 소장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질병은 혈액검사보다는 영상검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다. 초음파상으로 장벽의 손상이나 다음과 같이 복강내림프절의 비대를 관찰할 수 있다. 복강내림프절이 커져 있다면 FNA 검사를 해서 세포의 구성을 체크해야 한다.

FNA 검사로 호산구의 증가가 확인되면 식이알러지일 가능성을 높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땐 식이관리를 먼저 해보는 걸 권장한다. 식이관리 등을 해도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화기종양 감별을 위해서 생검을 해야 하며 생검조직은 내시경이나 개복수술을 통해 채취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방법은 조직의 층의 형태를 보존할 수 있도록 개복수술로 전층생검을 하는 것이지만 수술적접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내시경을 위한 생검을 할 때도 많다.

조직검사를 통해 IBD로 확진됐다면 치료를 실시한다. 식이관리와 장 건강성 향상을 위한 보조제를 급여하면서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염증치료를 병용한다. 질병의 초기단계일수록 치료 예후가 좋은 만큼 우리 반려묘가 구토를 자주 한다면 꼭 동물병원에서 검사받아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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