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융합의료의 산물 ‘임플란트’…독자적인 임플란트전문의는 없다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융합의료의 산물 ‘임플란트’…독자적인 임플란트전문의는 없다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0.15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진료과목은 ‘임플란트전문의’입니다. <편집자 주>

치과에는 11개나 되는 전문의가 있다. 하지만 정작 치과에서 가장 많이 홍보하는 ‘임플란트’에 대해서는 ‘임플란트전문의’가 없다. 신기할 따름이다. 먼저 얘기하겠다. 임플란트전문의는 전 세계 어디서도 공식단어로 사용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금지된 불법적인 단어다.

그렇다면 임플란트전문의가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임플란트전문의가 없는 이유는 임플란트란 ▲구강악안면외과전문의 ▲치주과전문의 ▲보철과전문의 등 3개 분야가 합작해 진행하는 ‘융합의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플란트에 왜 3개 분야의 전문의가 필요한 것일까. 이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임플란트 수술과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임플란트는 크게 뼛속에 박혀있는 치아뿌리를 재현한 ‘픽스쳐(fixture, 임플란트본체)’와 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 ‘크라운(Crown)’ 등으로 나뉜다.

임플란트가 처음 대중에 소개된 시기는 1986년이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전신마취 후 임플란트수술을 진행했다. 또 치아를 잡고 있는 치조골(이틀뼈)보다 아래에 있는 턱뼈에서 수술을 진행했기 때문에 구강암수술이나 양악수술을 하는 ‘구강악안면외과전문의’들이 주로 집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임플란트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이에 전신마취보다는 국소마취만으로 임플란트수술을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턱뼈가 아닌 치조골에서 임플란트수술이 진행됐다. 즉 이때부터 치조골에 관한 전문가인 ‘치주과전문의’들이 임플란트수술을 집도하게 됐다. 정리하자면 임플란트 부분에서 전문가들은 ‘구강악안면외과전문의’와 ‘치주과전문의’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뼈와 잘 붙는 임플란트라 할지라도 결국 저작기능을 위해서는 크라운, 보철 등을 통한 최종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최적의 보철물을 설계하고 만들어 사용하는 ‘보철과전문의’가 임플란트치료를 마무리한다. 이에 많은 병원에서는 다학제진료를 통해 임플란트수술을 진행한다.

문제는 일부 치과에서 전문의가 아닌 원장들이(11개 정식과목에 대한 전문의가 아닐 경우 전문의 사용은 의료법상 불법이다) ‘임플란트전문의’라는 마케팅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치아는 음식을 씹는 역할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따라서 잘못된 임플란트는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게다가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치과치료에 신중해야 한다. 만일 길을 가다가 ‘임플란트전문의’라는 홍보문구를 보게 된다면 현혹되지 말고 발길을 돌리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