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일리톨과 스트렙실, 초콜릿보다도 위험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자일리톨과 스트렙실, 초콜릿보다도 위험해요!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1.1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일반적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에게 강아지에게 절대 먹여서는 안 되는 음식을 물어보면 보통 초콜릿, 포도, 양파 순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 생각에 초콜릿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음식들은 따로 있다. 바로 ‘자일리톨’과 ‘스트렙실’이다.

자일리톨은 충치를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는 식품으로 설탕 대신 쓰이는 천연 감미료가 쓰인다. 이때 자일리톨 성분은 설탕과 화학 구조식이 달라 충치균의 먹이가 되지 않고 충치균을 약화한다고 한다.

자일리톨이 포함된 대표적 제품은 껌이다. 이밖에도 구강관련된 여러 제품에서 자일리톨이 함유된 제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보습효과 때문에 화장품에도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자일리톨은 강아지에게 매우 치명적인 식품이다. 소량의 섭취만으로도 저혈당, 발작, 간부전을 일으켜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

사람은 자일리톨이 인슐린 분비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개는 섭취한 자일리톨이 빠르게 혈액으로 흡수돼 췌장에서 인슐린을 빠르게 다량 분비시킨다. 빠르게 분비된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려 저혈당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반려견은 쇼크, 경련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 자일리톨을 kg당 0.5g만 복용하더라도 심각한 저혈당과 간부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네모난 껌은 한 조각에 자일리톨이 1.6g 포함돼 있다. 즉 3kg 강아지가 한 조각을 먹더라도 위험용량인 1.5g을 넘게 된다. 저혈당이 일반적인 증상이나 구토, 기력저하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날 때가 많고 실제로 구토의 부작용에 의해 먹었던 자일리톨을 토해내면서 섭취된 것을 보호자가 알게 되는 일도 많다.

자일리톨 중독은 해독제가 없어 저혈당에 대한 당분 공급, 정맥 수액, 간보호제 치료 등 대증치료가 중요하다. 이러한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저혈당이 발생하더라도 합병증이 없다면 적극적인 치료로 정상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간부전, 발작이나 신경증상이 발생한다면 치료기간이 매우 길어질 수 있고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

스트렙실도 강아지, 고양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스트렙실은 사람의 인후염에 효과가 있으며 워낙 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이 쓰인다. 또 다른 약들과 다르게 단맛이 강해 강아지가 먹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스트렙실에는 플루비프로펜이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포함돼 있다. 사람과 다르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강아지와 고양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위궤양,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비장의 이상, 간부전, 신장기능부전도 과량복용 시 흔하게 나타난다.

이때 위장관 출혈은 매우 심하게 나타나 수혈이 빈번하다. 다행히 간부전, 신부전이 생기지 않으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태가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실제로 강아지는 kg당 1mg만 먹어도 심각한 위장관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kg당 10mg 이상을 섭취했을 때 사망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연구돼 있다. 스트렙실에는 한 정당 8.75mg의 플루비프로펜이 포함돼 3~5kg의 강아지는 반 알만 먹게 되어도 심각한 위장관질환이 올 수 있어 바로 동물병원에 가서 처치를 받아야 한다.

필자는 위의 두 음식이 초콜릿보다도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작은 용량으로도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일리톨 한 알, 스트렙실 한 알로도 우리 반려견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