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안면홍조, 여드름, 가려움까지 동반하는 ‘지루피부염’
[좌담] 안면홍조, 여드름, 가려움까지 동반하는 ‘지루피부염’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11.10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드름과 혼동하기 쉬워...‘면포’ 유무로 구분 가능
방치하면 홍조 등 유발...완치 아닌 증상완화에 초점
신체밸런스 유지·스트레스 해소 관건...금연·금주 필수
왼쪽부터 한정선 헬스경향 기자,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순천향대병원 피부과 외래교수(CNP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

우스갯소리로 ‘지루하더라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는 ‘지루피부염’. 피지분지가 많은 부위에 발생하는 염증성피부질환으로 요즘처럼 갑자기 기온이 쌀쌀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진다. 염증성피부질환이지만 여드름과는 달리 하얀 각질과 가려움증, 홍반까지 동반해 신중하게 치료해야 하는 피부질환이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현조 피부과전문의(CN차앤박피부과 천안불당점 원장)와의 좌담을 통해 여드름 같지만 실상은 여드름이 아닌 지루피부염에 대해 폭넓게 살펴봤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의 원인과 증상은.

허창훈 교수 :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름성분에 친화적인 ‘말라쎄지아’라는 효모균과 연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나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부세균총이 변화돼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결과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세균들은 대부분 피부에 상존하면서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완치하기가 쉽지 않다. 지루피부염은 만성피부염으로 붉은 반점위에 건성 또는 기름기 있는 노란 비늘이 특징이며 가려움을 동반할 수 있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며 두피, 얼굴, 가슴 부위에 나타난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과 다른 피부질환을 헷갈릴 수 있는데 구별방법은.

허창훈 교수 : 발생부위와 피부에 나타나는 모양으로 구별된다. 흔히 ▲두피 ▲이마 ▲눈꺼풀 ▲미간 ▲콧망울 ▲귀주변 등 피지분비가 많은 부위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피지분비가 증가하면 심해지는 양상도 보인다. 간혹 아토피피부염, 건선, 곰팡이질환 등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안면부에 지루피부염이 발생한 모습(사진=피부과학 7판)

한정선 기자 : 얼굴지루피부염과 두피지루피부염의 차이는.

허창훈 교수 : 발생부위만 다를 뿐 별 차이점은 없다. 주로 얼굴에는 주름처럼 접히는 부위에 나타나고 두피의 경우 대부분 모발선에 인접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피에 약하게 나타나는 경우 비듬 정도로 관찰되지만 심하면 노란색 또는 갈색의 두꺼운 기름진 비늘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얼굴에는 주로 도포제를 사용하지만 두피의 경우 편리성 때문에 샴푸형태의 치료제가 많이 사용된다.

한정선 기자 : 두피지루피부염이 탈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나. 

허창훈 교수 : 실제로 지루피부염 치료성분이 탈모예방목적의 기능성화장품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흔히 대머리라고 불리는 안드로겐탈모의 치료효과는 거의 없다. 또 지루피부염이 심하다고 해서 없던 안드로겐탈모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단 지루피부염이 심해 모낭이 완전히 손상될 정도이면 염증에 의해 탈모가 생길 수는 있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지루피부염은 얕은 표재성염증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의 치료방법은.

김현조 전문의 : 지루피부염은 만성이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증상조절임을 설명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다. 만성 표재성염증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약물이 사용되는데 일차적으로 경구 및 국소스테로이드제, 항진균제, 국소칼시뉴린억제제가 처방된다. 붉은 반점을 동반하는 비듬, 딱지, 가려움증, 진물이 나는 두피지루피부염에는 ▲항진균제 ▲징크피리치온(zinc pyrithione) ▲황화셀레늄(selenium sulfide) ▲시클로피록스(ciclopirox)의 성분이 혼합된 국소제 또는 샴푸가 사용된다. 

두피에 발생한 지루피부염. 약한 경우 비듬처럼 보이지만 심하면 노란색 또는 갈색의 두꺼운 기름진 비늘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사진=김현조 원장 제공).

한정선 기자 : 지루성피부염과 다른 피부질환, 특히 여드름과 혼동하기 쉬운데 뚜렷한 구별법은.

김현조 전문의 : 안면부의 붉은 반점, 기름기가 있는 노란비늘, 뺨, 코, 이마에 발생하는 구진성 발진 때문에 여드름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지루피부염은 여드름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면포(피지가 뭉친 덩어리)’가 나타나지 않아 면포 존재 유무로 구별할 수 있다. 또 가슴과 흉골부위에는 여드름과 지루피부염 모두가 자주 발생하는데 역시 면포 존재 유무로 구별한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치료를 위해 실시하는 ‘피지선제거시술’은 무엇인가.

김현조 전문의 : 피지선제거시술은 지나친 피지분비가 주원인인 여드름에 주로 사용되는 시술이다. 지루피부염은 여드름과 달리 원인이 다양한데 피지분비량이 지루피부염 발생에 필수요소는 아니다. 따라서 피지선제거시술이 모든 지루피부염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피부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시술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의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어떤 증상이 생기나.

김현조 전문의 : 지루피부염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진단 즉시 치료해야 한다. 얼굴과 몸통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루피부염을 방치하면 과색소침착 및 홍조를 유발하고 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해 피부에 흉터가 남기도 한다. 두피에 생긴 지루피부염을 방치할 경우 시도 때도 없이 머리를 긁게 되고 이로 인해 떨어지는 다량의 비듬 때문에 자신감이 결여될 수 있다. 또 증상이 악화되면 드물기는 하지만 두피모낭 손상에 의한 탈모도 유발할 수 있다.

한정선 기자 : 지루피부염을 줄일 수 있는 화장품이 따로 있나.

김현조 전문의 : 기름기가 많은 연고나 화장픔 사용을 피하고 비누세정횟수를 줄여야 한다. 또 알코올이 함유된 면도용 로션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방부제와 향료가 적으면서 오일이 없는 저자극성 보습제 사용으로 피부장벽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권장된다.

한정선 기자 : 평소 지루피부염을 줄이기 위한 생활습관이 있다면.

김현조 전문의 : 숙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도움 된다. 또 꾸준히 비타민C를 섭취하고 금주와 금연은 필수다. 온도와 습도의 변화가 병의 경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습도가 낮은 환경을 피해야 한다. 추운 날씨도 지루피부염의 악화인자이기 때문에 특히 겨울과 초봄에는 보습에 각별히 신경 쓰면서 피부장벽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