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동반질환 따르는 중증건선, 가까운 피부과에서 초기에 치료 시작해야
[특별기고] 동반질환 따르는 중증건선, 가까운 피부과에서 초기에 치료 시작해야
  • 홍승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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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교수

겨울은 자외선 노출이 줄어들고 대기가 건조해 많은 피부질환자들이 불편을 겪는 계절이다. 특히 건선환자들은 겨울을 나는 데 유난히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선은 자외선이 줄어들거나 피부 건조로 인한 각질이 심한 겨울철에 더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건선은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피부질환으로 면역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며 분비되는 면역물질로 인해 피부 표피층세포가 과다증식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단 발병하면 오랜 기간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실제로 필자가 만나는 건선환자들 중에는 10년 이상 고통받아 온 경우도 많다. 오랜 기간 반복되는 재발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볼 때면 너무도 안타깝다.

환자들이 건선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데 더 부담을 느끼는 것은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물질들이 체내를 순환하면서 또 다른 염증관련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건선환자 중 11.2%는 건선성관절염을 경험하며 건선성관절염 환자 중 70%가량은 약 7~12년간 건선을 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건선환자들 10명 중 1명 꼴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중심으로 무균성 농포와 붉은색 반점이 함께 올라오는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 수장족저 농포증)을 함께 경험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건선을 유발하는 면역물질이 심장혈관에 영향을 줘 고혈압, 당뇨병 등을 유발하기도 하며 증상이 지속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도 많다.

이처럼 건선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동반질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건선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건선성관절염은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할수록 통증이 만성화되고 관절이 변형될 수 있으며 변형된 관절은 영구적으로 남게 될 수 있다. 손발바닥 농포증 역시 단순 습진이나 물집으로 오인하고 치료하다 더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다행히 중증 건선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생물학적제제들이 도입돼 건선뿐 아니라 손발바닥 농포증에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최근 생물학적제제 중 인터루킨 2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제는 건선성관절염과 손발바닥농포증 치료에도 효과를 나타내 동반 질환을 가진 건선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이 되고 있다.

건선 치료는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또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해야 동반질환의 위험도 줄이고 증상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분들 중 일부러 먼 거리의 수도권 대형병원을 가기 위해 무리한 일정과 비용을 소비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느 정도 치료법의 표준화가 이뤄져 있고 장기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만큼 가까운 연고지 주변 병원에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한 후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앞으로 더욱 많은 환자들이 지나치게 오래 고민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심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고 조기에 건선 전문가와 함께 올바른 치료법을 찾아 증상을 관리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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