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과질환 방치하면 입과 코 사이에 구멍 생긴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과질환 방치하면 입과 코 사이에 구멍 생긴다고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2.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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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이 콧물을 흘리고 재채기하는 걸 보니 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콧물을 흘리고 재채기까지 하는 반려동물을 보면 당연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환은 감기일 것이다. 어쩌면 비염, 폐렴 같은 호흡기질환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호흡기질환이 아닌 전혀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을 때가 있다. 바로 ‘구비강누공’이다.

구비강누공은 구강과 비강 사이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주로 심한 치주염으로 인해 나타난다. 특히 얼굴이 붓거나 상처가 있다면 치주염에 의한 구비강누공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강아지의 구강에 문제가 생기면 처음에는 강아지의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이 나타나고 이것이 악화하면 치주염으로 발전한다. 치아 뿌리인 치근은 치조골이라는 뼈에 박혀있는데 치주염으로 인해 치조골 흡수가 계속 진행되고 비강과 구강 사이의 뼈를 녹이면서 구비강누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구비강누공이 발생하면 콧구멍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입으로 들어온 물, 음식, 침 등이 비강으로 넘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구비강누공은 구멍이 크다면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발견이 힘들 수도 있다. 이 경우 구강정밀검사를 통해 치아 전체와 잇몸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치과 엑스레이를 사용해 치아 뿌리상태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흔히 보호자와 반려동물 치아에 대해 상담하면 발치에 거부감을 느끼는 보호자가 상당히 많다. 물론 멀쩡한 치아를 억지로 빼서는 안 되지만 필요한 발치는 반드시 진행해야 구비강누공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발치 자체에 너무 거부감을 갖기보다는 적절한 치료인지 확인해보고 만일 필요하다면 반려동물에게 발치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비강누공을 방치하면 반려동물 입에서 냄새가 나고 치아가 빠지거나 입과 코 사이의 자극, 염증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살이 빠지고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기도 하니 반려동물 입속에 문제가 의심되면 반드시 진료받아보길 바란다. 혹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서서히 치과질환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으니 정기검진을 통해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을 챙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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