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에게 흔한 비장종양, 건강검진 통한 조기진료가 상책!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에게 흔한 비장종양, 건강검진 통한 조기진료가 상책!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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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7살 강아지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방문했다. 혈액검사 정상. 신체검사 정상. 그런데 초음파 영상에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강아지가 식욕도 좋고 활력도 좋아서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건강검진으로 이런 부분이 빨리 발견돼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이 달라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날 수 있는 종양의 발견 및 치료도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노령견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비장종양을 얘기하려 한다.

비장은 지라라고도 불린다. 복부 왼쪽 갈비뼈 아래에 있는 림프기관이다. 림프기관이란 외부 단백질, 항원들을 제거하는 면역세포와 관련이 있는 장기다. 혈구세포를 생성하거나 제거하는 기관으로 혈액생성을 도와주는 것이 비장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비장은 강아지가 살아가는 내내 꾸준히 일한다. 문제는 노화로 비장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장종양이 생기면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보호자는 단순히 노화에 따른 변화로 생각하기 쉽다. 강아지는 아프고 불편한 상태이니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반드시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강아지 비장종양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사료를 잘 안 먹는데 배가 불러 있고 빵빵해 보이며 체중감소도 동반한다. ▲활력이 떨어지며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다. ▲구토를 자주 하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빈혈이 와서 귀, 피부, 잇몸 등이 창백해질 때도 있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발작과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피부에 붉은색, 검은색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의 증상들은 비특이적인(전신적인) 증상들이 많다. 특히 비장종양을 시사할 수 있는 증상은 빈혈로 보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 대부분은 보호자가 육안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 6살이 넘은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을 추천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비장종양은 엑스레이상에서는 발견이 잘되지 않는 편이다. 엑스레이상에서 이상한 점이 확인되면 이미 병세는 많이 진행됐고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초음파로 비장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관찰해서 비장내부에 종괴, 칼슘침착, 혈관육종(Hemangiosarcoma)이 있는지 차분히 봐야 한다. 모든 검사가 중요한데 초음파검사가 특히 중요하다. 엑스레이검사는 숲을 보는 것이라면 초음파검사는 그 나무 하나하나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초음파로 비장에 종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CT를 찍어 다른 장기의 이상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다른 곳에 전이된 곳은 없는지, 종괴의 크기는 어떤지 등 말이다. CT를 찍어서 확인했고 전이가 없다면 외과적인 제거로 비장을 떼 내는 것을 추천한다. 떼어 낸 비장을 조직검사한 뒤 양성종양인지 악성종양인지에 따라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보통 비장을 떼어내야 한다고 하면 보호자들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장기를 떼요? 떼도 돼요?”라고. 비장이 체내에서 하는 역할은 다른 장기들이 맡기 때문에 비장을 절제해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오히러 이미 비장에 종괴가 확인된 상태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갖고 있는 셈이다.

비장종양은 겉으로 증상이 보일 정도면 이미 너무나도 많이 진행했을 수 있다.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꼭 강아지의 건강을 미리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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