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 필요하지만 병원 가기는 부담”
“탈모, 치료 필요하지만 병원 가기는 부담”
  • 장인선·이원국 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2.01.1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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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70%, “탈모는 치료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
치료비·병원방문 부담에 실제 방문은 36.4%에 그쳐

탈모증상완화제품 사용비율↑…샴푸 가장 많아
80% 이상, 기능성화장품 임상 필요하다고 응답

국내 탈모환자들은 탈모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병원진단이나 치료보다는 샴푸 같은 탈모증상완화제품에 의존해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모발학회는 지난해 12월 23일 탈모증상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58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탈모 및 관련 정보습득현황 온라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탈모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환자들의 탈모관리현황을 세부적으로 짚어봄으로써 향후 관련 연구 및 정책 설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항목은 ▲탈모질환보유자의 일반적 특성 ▲탈모 관련 현황 ▲탈모 정보습득 및 탈모증상완화제품 이용경험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됐다.

먼저 이번 조사에 참여한 탈모질환보유자의 일반적 특성은 남성이 317명(54.2%), 여성이 268명(45.8%)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대(20.3%), 30대(17.8%), 40대(21.0%), 50대(21.4%), 60대(19.5%)였다.

탈모경험기간은 1년 이내(26.8%), 1~5년(41.0%), 5~10년(19.1%), 10년 이상(13.0%)이었으며 경험한 탈모유형은 남성형탈모가 29.6%로 가장 많았다(여성형탈모 24.3%, 원형탈모 20.7%, 휴지기탈모 1.4%, 흉터탈모 0.7%, 병명을 모른다 23.4%). 직계가족의 탈모 보유여부는 절반 이상(58.5%)이 ‘있다’고 답했다(없음 20.3%, 잘 모르겠음 11.3%).

■탈모 자각해도 60% 이상 정확한 원인 몰라

탈모 관련 현황 항목에서는 환자들이 느끼는 탈모자각증상부터 원인인지여부, 치료경험여부 등이 조사됐다.

설문조사결과 먼저 탈모자각증상으로는 ‘머리숱 감소’가 68.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실제로 빠지는 모발의 수가 증가한다’ 67.2%, ‘모발이 가늘어진다’ 49.7%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78.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탈모를 의심하게 된 계기는 ‘거울을 보고’가 56.6%로 가장 높았으며 여성이 60.1%로 남성 53.6%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탈모를 자각하고서도 정작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실제로 ‘귀하께서는 진단받은 탈모의 원인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66.5%가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단 진단받은 탈모원인은 ‘스트레스’ 50%, 유전 21.4%, 남성호르몬 12.8%, 모발미용제품 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탈모, 치료 필요하지만 병원 방문은 “글쎄”

응답자 대다수는 탈모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는 치료비용과 긴 치료기간에 대한 부담으로 정작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많지 않다는 것.

실제로 응답자의 72.1%(남성 67.8%, 여성 77.2%)가 탈모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탈모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응답자의 36.4%에 그쳤다. 성별로는 남성 42.3%, 여성 29.5%로 드러났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치료비용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19.9%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 응답을 택한 사람은 20대가 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병원방문이 부담스러워서’ 18.8%, ‘탈모는 한번 시작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탈모방지샴푸나 앰플로 개선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가 각각 14%였다.

또 탈모치료저해요인으로는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한다는 부담과 번거로움’이 48.4%로 가장 높았으며 ‘높은 치료비’가 44.6%로 뒤를 이었다. ‘치료를 받았지만 눈에 띈 증상개선이 없음‘ 역시 40.5%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때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한다는 부담과 번거로움‘이라고 응답한 경우 탈모경험기간은 10년 이상이 59.2%로 타 경험기간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병원을 찾는 시기도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후였다. 탈모 시작 후 병원방문시기는 ‘3개월~1년’이 34.7%로 가장 높았으며 ‘1년~3년’ 29.6%, ‘3개월 이내’ 18.3%, ‘3년~5년’ 9.4%, ‘5년 이후’ 8% 순이었다.

■탈모정보, 대부분 인터넷검색 통해 얻어…‘샴푸’ 가장 많이 사용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환자들이 탈모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경로부터 시중의 탈모증상완화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환자들은 탈모정보를 포탈사이트 검색을 통해 얻었으며 지인을 통해 얻는 경우도 많았다. 탈모정보 취득방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585명 중 68.2%가 ‘포탈사이트 검색’을 택했으며 ‘유튜브 검색/관련 채널 구독(34.0%)’ ‘주변인(29.4%)’ ‘TV(28.4%)’가 뒤를 이었다. 특히 포탈사이트 검색응답비율은 여성(72%)이 남성(65%)보다 높게 나타났다.

탈모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중에 탈모와 연관된 효능을 강조하는 샴푸, 건강기능식품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되는 상황에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78.1%가 탈모증상완화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없다’는 21.8%에 불과했다. 여성(81.3%)이 남성(75.4%)보다 많았다.

가장 많이 사용한 탈모증상완화제품은 단연 ‘샴푸’였다. 응답자의 457명 중 77.9%가 ‘샴푸’라고 답했으며 뒤이어 앰플/토닉(12%), 두피‧모발영양제(9.6%), 기타(0.4%) 순으로 조사됐다. 1, 2, 3위 순위로 물었을 때도 샴푸가 96.3%로 가장 많았으며 앰플/토닉(73.7%), 두피‧모발영양제(60.8%)가 뒤를 이었다.

탈모증상완화제품 역시 대부분 온라인 또는 지인을 통해 처음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샴푸제품 인지경로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 166명 중 40.4%가 ‘지인소개’를 택했으며 ‘블로그 및 판매사이트 후기(31.9%)’ ‘홈쇼핑(22.9%)’ ‘온라인광고(22.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지인소개라는 응답자는 남성(44.2%)이 여성(35.2%)보다 많았다.

앰플/토닉제품은 응답자 175명 중 44%가 ‘블로그 및 판매사이트 후기’를 택했으며 이어 ‘탈모 관련 커뮤니티(40%)’ ‘유튜브(37.1%)’ ‘지인소개(35.4%)’ 순이었다. 블로그 및 판매사이트 응답에서는 20대가 53.8%를 차지하며 다른 연령대보다 두드러졌다.

두피‧모발영양제는 응답자 116명 중 44%가 ‘지인소개’를 택했고 ‘블로그 및 판매사이트 후기(37.9%)’ ‘탈모 관련 커뮤니티’와 ‘유튜브’가 각각 33.6%로 나타났다. 특히 지인소개를 택한 사람 중에서는 50대가 72.2%로 눈에 띄게 많았다.

탈모환자들은 탈모증상완화제품 외에도 탈모치료기기나 탈모에 좋은 식재료 구입, 두피관리실 등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한 달 평균 1만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었다.

병원방문 외 탈모극복을 위한 모든 활동에 드는 한 달 평균지출비용은 응답자 585명 중 42.2%가 1만~5만원 정도 든다고 답했으며 5만~10만원인 경우도 22.1%였다. 지출비용은 여성이 남성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 “도움은 될 것 같아”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환자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시중에 출시된 탈모샴푸에는 ‘식약처 인증’ ‘탈모증상완화에 도움’이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다. 탈모샴푸는 본래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다가 2017년 식약처 재평가를 통해 탈모증상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화장품으로 전환됐다.

탈모증상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화장품은 나이아신아마이드, 살리실릭애씨드 등의 원료를 포함한 제품이 많은데 식약처는 이 중 ▲덱스판테놀 0.2%,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멘톨 0.3%를 함께 함유한 샴푸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피리치온 액(50%) 2%를 탈모증상완화에 도움이 되는 고시성분으로 인정하고 이를 함유한 샴푸에 대해선 임상시험을 면제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위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탈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많은 환자가 임상검증이 없는 제품이라도 ‘성분 자체가 효과적일 것 같다’는 이유로 ‘탈모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 585명 중 52.5%가 임상검증이 없는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응답자 512명 중 50.8%가 ‘성분 자체가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돼서’라고 답했다. 이 응답은 여성(52.9%)이 남성(48.9%)보다 많았다. ‘식약처 인증이라서’를 이유로 꼽은 사람도 45.9%에 달했다.

하지만 많은 탈모환자가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임상시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다. 임상시험 필요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585명 중 무려 88.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탈모환자들은 실제로 효과가 있어야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으로 허용된다고 생각했다.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이 허용될 수 있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85명 중 42.2%가 ‘탈모가 덜 진행될 경우’를 꼽았으며 ‘탈모진행이 멈출 경우(33.8%)’ ‘발모효과가 있을 경우(20.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 585명 중 56.8%는 실제 발모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라면 탈모증상완화 기능성화장품으로 분류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봤으며 이들 제품은 ‘탈모증상완화’보다 ‘두피/모발 건강유지’라는 문구가 더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나아가 탈모환자들은 탈모증상완화 문구를 통해 ‘탈모가 덜 진행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지만 탈모치료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제품이나 제품광고에 ‘탈모증상완화’라는 표기가 있을 때의 느낌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585명 중 49.4%가 ‘탈모가 덜 진행할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탈모진행이 멈출 것 같다(22.2%)’ ‘발모효과가 있을 것 같다(10.9%)’는 응답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단 이런 느낌을 받아도 탈모환자의 69.1%는 탈모증상완화와 탈모치료는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철중 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언론사에서 역시 국내 탈모환자들의 관리현황과 문제점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탈모에 대한 인식 증진 및 올바른 치료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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