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이가 녹았다? 충치 아니죠, ‘치아흡수성병변’ 맞습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이가 녹았다? 충치 아니죠, ‘치아흡수성병변’ 맞습니다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2.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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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보통 한 마리만 키우기보다는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것 같다. 최근에 스케일링을 받고 발치 했던 고양이의 보호자도 고양이를 다섯 마리나 키우고 있었다. 그 고양이는 입에서 냄새가 나서 스케일링을 하려 방문했다. 필자가 보호자에게 ‘밥을 잘 먹나’ ‘침은 안 흘리나’ 등 여러 질문을 했는데 보호자는 다 괜찮다고 대답했다.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자 ‘치과방사선촬영’을 진행했다.

위 사진을 보면 1, 2번째 치아와 3번째 치아가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이런 치아로 밥을 먹으며 살았다. 얼마나 아팠겠는가…

고양이는 문제가 있는 치아들을 뽑은 뒤에 집에 가자마자 밥을 잘 먹었다고 했다. 아마 지금껏 말 못하는 고양이가 치아흡수성병변에 따른 만성통증을 혼자 참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아흡수성병변은 고양이의 대표적인 구강질환 중 하나다. 다른 말로 충치, 우식증이라고도 얘기하는데 사실 강아지, 고양이에게 충치는 옳은 표현이 아니다. 강아지, 고양이의 이빨은 사람의 치아와 달리 윗면이 평평하지 않아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 치아흡수성병변은 일반적으로 4살 이상 고양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치아흡수성병변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바이러스, 종양,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발생하는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치아흡수성병변이 생기면 처음에는 밥을 흘리는 모습을 보인다. 점진적으로 심해지면 침흘림, 구강출혈, 밥을 먹으면서 고개를 한쪽으로 치우치는 모습 등이 나타난다. 더욱 심해지면 식욕부진, 울부짖음, 활력 및 기력저하 등이 나타난다.

치아흡수성병변의 치료는 간단하게는 스케일링, 폴리싱, 불소소독 등으로 하기도 하고 상태에 따라 발치를 하기도 한다. 발치할 때는 눈으로는 절대 치아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꼭 치과방사선장비가 있는 동물병원에서 하기 바란다.

고양이가 치아흡수성병변을 앓는다면 보통 4단계로 진행한 상태에서(치아흡수성병변은 진행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나눈다) 내원한다. 그러다 보니 스케일링으로는 치료한 티도 안 날뿐더러 환자에게 두세 번 마취해야 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고양이 입에서 냄새가 나고 밥을 흘리기 시작한다면 꼭 동물병원에 방문해 상담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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