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집사라면 알아야 할 ‘고양이를 위한 배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집사라면 알아야 할 ‘고양이를 위한 배려’
  • 이원국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3.0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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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 진료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도 강아지를 많이 키우던 시대에서 점차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배려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는 사람들도 고양이에 대한 습성을 잘 모른 채로 키우는 일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현재의 동물병원을 개원하기 전에 고양이병원을 심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고양이는 고양이만 있는 곳에 가는 게 좋다. 워낙 후각이 예민한 반려동물에겐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다른 냄새들이 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고양이병원으로 시작하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배려를 최대한 하려고 했다. 필자가 생각한 배려를 보며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공간의 분리다. 강아지의 발톱, 항문낭 냄새 등이 퍼져있는 공간에서 고양이는 당연히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양이대기실과 고양이진료실을 강아지와 분리를 해서 동선을 짰다. 또 후각과 청각이 예민한 반려동물을 배려하기 위해 고양이대기실, 고양이진료실의 벽은 방음 및 흡음이 되는 자재를 몇 겹으로 배치를 했다. 물론 모든 소리를 다 차단할 수는 없겠지만 필자가 생각한 고양이에 대한 배려 중 하나다.

둘째로 펠리웨이(Feliway)라고 하는 고양이 페로몬을 동물병원 전역에 배치해두었다. 펠리웨이(Feliway)는 고양이의 얼굴 페로몬의 유사체를 사용해 스트레스, 스트레스에 의한 이상행동(과도한 스크래치, 오줌 스프레이, 숨기, 활동성 감소, 식욕감퇴 등)이 나타날 때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얼굴 페로몬은 다른 말로 고양이에게 ‘행복 메시지’라고 하는데 이로 하여금 안전한 느낌을 들게 할 수 있다. 얼굴 페로몬 유사체를 사용하면 고양이들이 차분해지며, 고양이와 이동할 때, 동물병원에서 등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양이가 덜 스트레스를 받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은 필자에게도 도전이다. 아마 동물병원에 가보면 문진 및 진료를 한 후에 강아지, 고양이를 뒤로 데려가는 걸 자주 봤을 것이다. 아니, 거의 99%의 보호자는 이를 경험했을 것이다. 또 안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비명, 굉음 등이 들리기 시작한다. 사람으로 빗대어 보게 되면 엄마가 어딘가를 데려갔는데 갑자기 엄마가 없는 다른 공간으로 데려가서 싫어하는, 아파하는, 무서워하는 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에겐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동물병원을 싫어하고 무서워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아마 동물병원을 가게 되면 반려동물이 흥분할 수 있어 뒤로 데려간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반려동물은 보호자와 같이 있을 때 진료를 잘 받는다. 필자도 이전에 반려동물을 뒤로 데려가는 동물병원에 있어서 경험해보지 못했었지만, 실제로 진료실 내에서 보호자와 같이 진료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반려동물이 너무 진료를 잘 받고 순종적이었다. 아마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위에 말한 사례처럼 모든 반려동물이 그렇지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반려동물이 이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보호자도 많이 만족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본원에 오게 되면 “어? 뭐지? 왜 이리 잘하지?” 등의 반응이 많다. 그런데 이건 누가 잘해서 누가 뛰어나서가 아니고 반려동물에 대해 배려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본원의 벽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반려동물에게도 감정이 있습니다. 몸뿐만이 아닌 마음까지 치료하는 병원이 되겠습니다.” 이 문구에 부끄럽지 않게 피어프리 강의 및 핸들링, 터치 등 많이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보호자가 동물병원에 만족하고 갈 때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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