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이염, 방치하면 진주종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이염, 방치하면 진주종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4.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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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br>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진주종(cholesteatoma)이란 유피낭포(dermoid cyst)의 일종으로 비정상적인 피부조직이 고막 안쪽에서 각질(keratin)을 형성하면서 주변 뼈나 조직을 파괴하며 진행하는 질병이다.

개들은 대부분 많이 진행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한다. 이미 감염을 동반하고 있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주로 만성중이염에 속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주종은 종양은 아니지만 주변 구조물을 매우 침습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방치하면 고실뿐 아니라 주변 신경, 내이, 뇌실질까지 염증이 파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개의 중이염은 대부분 만성 외이염에 의해 고막이 손상돼 발생한다. 증상은 외이도에서 삼출물(고름)이 나오거나 귀를 심하게 긁는 등 외이염 증상과 유사하지만 심해지면 주변을 지나는 신경에 영향을 줘 눈꺼풀 마비, 눈꺼풀 처짐, 제3안검 돌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이 내이까지 파급되면 눈동자가 흔들리는 등 신경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진주종성 중이염은 일반 중이염과는 다르게 삼출물이 아닌 각질 같은 단단한 물질들이 고실을 확장하면서 임상증상이 발생한다. 고실은 고실뼈로 감싸져 있는 비어있는 공간인데 진주종에 의해 내강 내에 단단한 물질들이 쌓이면 고실뼈가 확장돼 용해되며 증식해 주변 구조물을 압박, 침습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중이염보다 증상이 심한 편이다.

좌측 대비 우측 고실의 심한 확장(붉은 원)과 이로 인한 같은 측 턱관절의 우측 변위(붉은 화살표)가 확인됐다.
좌측 대비 우측 고실의 심한 확장(붉은 원)과 이로 인한 같은 측 턱관절의 우측 변위(붉은 화살표)가 확인됐다.

고실은 턱관절과 매우 가까워 턱관절까지 염증이 파급되거나 턱관절이 변위되기도 한다. 이때 입을 여는 데 통증을 느껴 밥을 잘 먹지 못하거나 턱관절 주변을 만질 때 예민하게 통증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측 고실 내 물질들로 인한 고실 확장(붉은 원)이 확인되며 인접한 뇌막까지의 염증 파급(조영증강, 붉은 화살표) 소견이 확인됐다.

초기증상은 비특이적인 편으로 질병이 많이 진행된 후 머리 기울어짐, 눈동자의 흔들림(안구진탕) 등의 신경증상을 주호소로 내원할 때가 많아 최종적으로는 머리 MRI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조영증강이 되지 않는 물질들에 의한 고실의 확장, 기타 진주종을 특정할 수 있는 추가적인 소견들로 진주종을 잠정진단 내릴 수 있다.

또 MRI검사로 내이나 뇌실질 등 주변 침습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진주종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추가적인 CT 촬영을 통해 뼈용해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를 위한 수술계획을 세운다. 진주종의 치료를 위해서는 외이와 중이를 열어 내측 물질과 원인이 되는 조직들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또 세균배양과 항생제 감수성검사로 감염원을 특정해 알맞은 항생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진주종은 개에서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진단시점에는 대부분 크기가 매우 커져 예후가 좋지 않을 때가 많다. 진주종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나 만성 외이염, 중이염에 동반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이도 염증이 의심되면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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