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응급성호흡곤란’ 알아야 산다!-고양이 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응급성호흡곤란’ 알아야 산다!-고양이 편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7.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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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보통 동물병원에서 마주하는 응급진료 증상은 호흡곤란이 대부분이다. 이전 칼럼에서 강아지 흉수에 관해 다뤘던 적이 있었는데 사실 흉수는 강아지보다 고양이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할 때가 많다. 이에 오늘은 고양이 흉수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흉수는 원래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호흡할 때 폐와 흉벽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윤활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삼투압의 변화, 정수압의 변화, 혈관 투과성의 변화로 흉수의 유입이 많아지거나 종양, 심장병 등의 원인으로 배출이 잘 안 돼 폐를 압박할 정도까지 흉늘어나면 호흡곤란이 임상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고양이의 흉수는 강아지와 달리 성상(색)이 다양하다. 흉수의 성상에 따라 유미흉, 농흉, 혈흉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유미흉이란 림프관 누출액이 흉강 내 차는 것으로 소화과정 중 지방성분이 많은 액체이기 때문에 하얀색 크림 같은 성상을 띄게 된다. 장에서 흡수된 유미는 흉관을 지나게 되는데 어떠한 이유로 흉관이 파괴되거나 종양이나 심장병에 의해 흉관 또는 대정맥의 압력이 올라갔을 때 누출된다.

초기에는 어느 정도 흡수될 수 있지만 유미 자체가 일반적인 물과 달리 조직을 변형시키고 염증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파손된 흉관이 회복되지 않을 때가 많고 지속해서 흉벽에 염증을 일으키며 결국 폐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흉수천자를 상당히 많이 반복해야 해서 흉강튜브나 쉽게 천자를 할 수 있는 포트를 설치하기도 한다. 스스로 회복될 때도 있으나 근본적으로 흉관을 묶어버려 유출을 없게 하는 수술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유미흉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실제로 고양이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생기는 특발성이 실제 케이스의 50%나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질환을 예측할 수 없고 이미 흉벽이 손상된 이후 알게 되는 편이다.

또 흉수천자를 하다 보면 우리가 흔히 고름, 농이라고 하는 화농성 액체가 나오기도 한다. 이를 농흉이라고 하며 흉강 내의 세균감염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원래 흉강 내에서는 세균이 침입할 수 없는 구조여서 교상 같은 외부상처로 감염되는 일이 많다. 특히 길고양이는 외상을 입거나 교상을 입을 때가 많다 보니 호흡곤란 시 농흉이 자주 발생한다.

농흉은 배농이 가장 중요해 흉강튜브를 장착하고 지속적인 배액과 세척이 필요하며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병원 방문시기에 따라 생존율에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다른 흉수질환과 달리 재발 가능성은 적다.

유색을 띠지 않는 흉수라면 FIP라 불리는 전염성복막염 바이러스 때문일 때가 가장 많다. FIP바이러스에 의한 면역복합체가 혈관에 침착되면서 흉수가 누출되게 된다. 전염성복막염 바이러스는 보호자들도 잘 알고 있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으로 몇 년 동안 사람들을 공포로 만들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바이러스다.

과거에는 전혀 치료제가 없어 100% 치사율을 보이던 질환이었으나 이제 신약이 사용된 지도 몇 해가 지났고 많은 고양이가 치료된 사례들을 보게 됐다. 다른 많은 난치성질환들도 이처럼 치료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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