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많이 먹는데 오히려 살이 빠진다? 당뇨병 신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많이 먹는데 오히려 살이 빠진다? 당뇨병 신호!
  •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7.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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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7살 푸들이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식탐이 늘어 사료를 많이 먹기 시작했다. 이런 증상은 일주일 이상 지속했다. 보호자는 어느 날 갑자기 푸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자 당황해서 푸들을 데리고 병원을 방문했다. 푸들을 검사한 결과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푸들이 다소 어린 나이에 당뇨병을 앓게 돼 보호자는 심란해했다. 필자는 보호자에게 당뇨병은 혈당관리만 잘하면 합병증 발생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한다면 정상적인 강아지처럼 생활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생성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이상으로 당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질환이다. 인슐린은 혈액에 있는 당을 세포 내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한다. 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슐린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에 있는 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해 강아지나 고양이는 계속 배고픔을 느낀다. 이에 따라 환자는 식욕이 증가해 사료나 간식 등을 계속 요구하면서 많이 먹는다. 그런데 몸으로 들어간 음식물이 소화돼 만들어진 당이 인슐린 이상으로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니 결과적으로 많이 먹어도 체중은 계속 빠진다.

앞서 언급했던 푸들도 당뇨병에 걸리기 2주 전 체중이 5.1kg이었는데 당뇨병으로 진단받았을 땐 4.7kg이었다. 2주 만에 400g이 감소했다. 사료를 평소보다 더 많이 먹었으나 체중은 감소했다.

당뇨병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진단 뒤 혈당곡선 그래프검사로 환자에게 적절한 인슐린농도를 찾아 가정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당뇨병에 걸린 푸들에게 알맞은 인슐린농도를 확인한 뒤 보호자에게 집에서도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사람이나 강아지나 고양이나 당뇨병에 걸리면 음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반려동물은 보호자가 급여해 주는 대로 먹을 수밖에 없기에 사람보다 음식관리가 더 수월할 수 있다. 당뇨관리에 알맞은 처방사료로 변경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지정된 양을 급여한다. 간식을 포함해 다른 음식을 먹여선 안 된다.

푸들은 혈당조절과 음식관리를 잘 유지하고 있다가 정기적인 검사로 그동안 당뇨병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조정이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조정하며 당뇨병을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어서 다시 체중도 5kg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별다른 합병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당뇨병이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도 음식관리를 철저히 하고 혈당조절을 잘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은 갑자기 발생한다. 따라서 강아지나 고양이가 물을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을 자주 보고(다뇨), 식탐이 늘어나는(다식) 삼다증을 보이면 보호자가 간과하지 않고 당뇨병을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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