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눈이 하얗게 변했다면? 원인은 백내장만이 아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눈이 하얗게 변했다면? 원인은 백내장만이 아니다!
  •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7.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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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16살이 된 몰티즈가 건강검진을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했다. 보호자는 평소 몰티즈는 잘 먹고 잘 놀고 건강했지만 한쪽 눈이 하얗게 보여 백내장을 의심, 이를 알아보고자 병원을 방문한 것.

실제로 몰티즈의 양쪽 눈은 육안으로 보기에 동공 안쪽이 모두 하얀색으로 덮여있는 상태였다. 대개 보호자들은 강아지나 고양이의 눈이 하얗게 변하면 백내장이라고 잠정적으로 진단을 내리곤 한다. 하지만 눈이 하얀색으로 변했다는 사실만으로 백내장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눈이 하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눈을 구성하는 요소 중 빛을 한곳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수정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백내장도 수정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변성이나 섬유 물질의 변화로 인해 흰색으로 변형되는 질병을 말한다. 하지만 백내장 말고도 다른 이유로 인해 수정체는 흰색으로 변할 수 있다. 바로 ‘수정체핵경화증’이다.

수정체핵경화증은 정상적인 노화의 과정으로 7살이 지나서부터 모든 강아지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하얀색의 눈을 가진 강아지를 보고 백내장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백내장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백내장은 빛을 통과시키지 못하지만 핵경화증은 빛을 통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백내장과 핵경화증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백내장은 시력을 잃어버리지만 핵경화증은 시력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의 시력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다. 또 한쪽 눈에만 백내장이 있고 반대쪽 눈은 핵경화증이라면 시력은 있는 것처럼 판단되기에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수의사는 수정체가 빛을 통과시키는지를 직접 확인해 백내장인지 핵경화증인지를 구분한다.

건강검진을 위해 방문한 몰티즈의 양쪽 눈 모두 하얀색이었으며 시력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이어서 백내장 검사를 진행했다. 수정체를 잘 확인하기 위해 동공을 확장하는 약을 투여한 후 빛 통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검사를 시행했다.

몰티즈의 백내장 검사결과는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다르게 나왔다. 오른쪽 눈은 노령성 핵경화증으로 왼쪽 눈은 노령성 백내장으로 진단됐다. 보호자는 그래도 한쪽 눈으로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지만 백내장인 왼쪽 눈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고민해보기로 했다.

몰티즈가 16살로 나이가 많은 것이 마취와 수술을 견디는데 힘들지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백내장은 주로 노령성으로 오는 일이 많아 수술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백내장 치료는 수술이 유일한 해결책이고 수술 후 예후도 좋기에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백내장은 육안으로 판단할 수 없고 반드시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그러니 눈이 하얀색이라고 해서 잠정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백내장으로 진단이 되었다면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빨리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수술을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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