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성화수술이 망설여질 때…수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중성화수술이 망설여질 때…수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세요!
  •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7.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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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2015년 겨울에 2개월령의 암컷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새로운 식구를 만났다. 포메라니안을 새로운 가족으로 입양한 보호자는 포메라니안에게 푹 빠져 정성을 다해 돌봤고 예방접종 등 필요한 것들을 빠짐없이 챙겨주며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4달이 지나 어느덧 중성화수술을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자 가족 모두는 고민에 빠졌다. 중성화수술이 강아지에게 이득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수술을 해야 한다니 막연한 불안감과 마취에 대한 걱정 때문에 중성화 결정을 망설이고 있었다.

필자와 중성화수술에 대한 상담만 5번 이상 진행하면서 결정이 미뤄지며 중성화수술의 적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면 중성화수술을 필수라고 인식하지만 막상 수술이라는 단어와 마주치게 되면 망설이게 되고 피하고 싶기 마련이다. 특히나 내가 받는 수술이 아닌데 내가 결정해야 한다면 더욱 힘들다.

암컷과 수컷의 중성화수술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지내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수의학적인 장점이 있어 권장되는 수술이다. 수컷이 중성화수술 후 얻게 되는 장점으로는 우선 행동학적으로 난폭하고 사나운 모습이 낮아지고 강아지의 본능적인 영역표시 의욕이 낮아질 수 있다. 또 고환종양이나 전립선질환, 항문주위샘의 증식 등의 질병이 예방되는 효과도 있다.

앞서 언급한 포메라니안과 같은 암컷에서는 난소와 자궁의 질병들과 유선종양이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유선종양은 첫 생리 이전에 중성화수술을 하면 99%가 예방되나 3번째 생리 이후에는 74%로 급격히 예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6~7개월령 사이가 암컷 중성화수술의 적기로 판단한다.

포메라니안의 보호자는 수술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리 주기를 경험하면서 지내게 하고 싶지만, 나중에 질병 발생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고민하는 사이 중성화수술의 적기를 지나가고 있었다.

결국, 필자는 보호자에게 포메라니안의 중성화수술을 하지 말자고 설득했다. 이미 중성화수술의 적기도 놓쳤으며 고민이 깊어질수록 보호자만 더 괴로운 시간이 길어지니 수술을 감당하지 말고 지내다가 질병이 발생하면 그때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수술을 망설이지 말라고 얘기했다.

포메라니안의 보호자는 수의사인 필자의 말대로 결정할 테니 대신 나중에 질병이 발생해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지고 치료해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는 조건으로 필자의 의견대로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로부터 2년 뒤에 포메라니안은 생식기에서 분비물이 발견되고 소파 밑에 숨어 있으려고 해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검사결과 자궁 내 물이 차는 질병인 자궁수종으로 진단돼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포메라니안은 잘 회복되었고 필자는 2년 전 보호자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중성화수술은 미래가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술이다. 따라서 중성화수술의 장단점을 보호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보호자가 중성화수술을 선택하고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가족의 중성화수술이 고민된다면 우선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고려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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