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구내염 3…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구내염 3…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 최정현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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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현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겸 반려동물건강검진센터 센터장

“우리 집 고양이 입냄새가 장난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보호자들이 종종 있다. 보통 입냄새 외에도 얼굴을 때리듯이 그루밍(고양이 세수) 한다든지, 밥을 먹은 후에 입안에 사료가 없어도 되새김질하듯이 고갯짓을 하면서 씹는 행동을 하는 것도 함께 관찰된다. 

길을 걷다가 유난히 더러운 길고양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양이는 스스로 세수와 몸단장을 하는 깨끗한 동물이라는 인식과는 다르게 온몸의 털이 뭉쳐있고 얼굴 주변은 마치 오물이 묻은 듯이 지저분하고 눈이 퀭한 고양이들이 있어 행인들을 놀라게 한다.

이런 상황에 해당하는 고양이라면 대부분 구내염을 앓고 있다. 구내염은 ▲치주염(Periodontitis) ▲고양이 파치세포 흡수성 병변(FORL) ▲림프구성 형질세포성 치은구내염(LPGS) 등 세 가지 질환으로 분류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세 가지 고양이 구내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치주염이 있는 고양이의 사진이다.

치석이 많고 이빨 주변의 잇몸이 빨갛게 부어있는 모습(왼쪽)과 치료를 위해 치석을 제거한 모습(오른쪽)이다.

이 고양이는 스케일링 시행 후 내과적치료를 통해 완치됐다.

다음으로는 고양이 파치세포 흡수성 병변이 있는 고양이의 사진이다.

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빨이 군데군데 쥐 파먹은 듯이 녹아있다. 이빨을 파괴하는 파치세포에 의해 공격받아 이런 병변이 생기는데 사람처럼 때우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파치세포의 활동이 억제되는 것은 아니라서 결국 발치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다음은 림프구성 형질세포성 치은구내염이 있는 고양이의 사진이다.

림프구성 형질세포성 치은구내염은 치은, 치주, 목구멍 할 것 없이 입안 조직 대부분에 염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몹시 심하고 치태에 대한 꼼꼼한 관리가 평생 요구되다 보니 결국 발치를 통한 관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한 고양이 파치세포 흡수성 병변과는 달리 발치 이후에도 목구멍을 포함해 제거할 수 없는 염증조직이 남아 미약하게라도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염증이 발생하는지 평소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아래의 사진은 구내염을 치료한 길고양이들의 치료 전과 후 사진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고양이들이 발치와 간단한 입원 치료 후 다시 방사돼 길에서 지냈지만 건강상태가 눈에 띌 정도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대략 200건 정도의 구내염 진료와 그에 따른 발치 치료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구내염은 단순한 치과질환을 뛰어넘은 면역질환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불치병과 난치병은 아니니 빠르든 늦든 발치로 치료할 수 있고 치료 이후에 고양이의 삶의 질이나 건강상태가 극적으로 개선된다. 따라서 반려묘가 심한 입냄새, 지나친 그루밍 등 앞에서 나열한 증상들을 보인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동물병원에 방문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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