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탈장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세 가지 탈장은?
  •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0.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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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탈장이란 장기가 원래 있어야 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고 다른 위치로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탈장은 다양한 위치에서 발생한다. 외부에서 만져지는 부위라면 손으로 밀었을 때 대부분 제 위치로 환납할 수 있지만 환납할 수 없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반려견에게 발생하는 탈장 중 외부로 드러나 쉽게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가지 형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배꼽탈장(umbilical hernia)

반려가족이 가장 흔하게 만나는 탈장이 바로 배꼽탈장이다.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존재하며 복부 중앙에 말랑하고 동그란 형태로 발견된다. 태어난 직후 탯줄이 잘린 부위가 잘 아물지 못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복강 벽의 작은 구멍을 통해 복강 내에 위치해야 하는 지방이 나와 있는 것이 가장 흔하며 특별한 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 증상이 없고 탈장된 지방의 크기나 형태에 변화가 없다면 수술 없이도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구멍이 크다면 지방 외의 장기가 탈출할 위험이 있으며, 구멍을 통해 나온 지방이 딱딱하고 붉게 변하면 수술적인 교정이 필요하다. 탈장이 진행될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중성화수술을 할 때 함께 교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혜부탈장(inguinal hernia)

복부와 뒷다리가 연결되는 사타구니 부위에 발생하는 탈장이다. 선천적으로 서혜부 구멍이 넓어서 발생할 때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힘이 약해져 발생하는 것이 더 흔하다. 탈장 주머니에 쌓여 복강 지방이나 장간막이 탈출하기도 하고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이라면 자궁이 나오기도 한다. 배꼽탈장과는 달리 방광이나 장과 같은 복강 장기가 탈출하기도 하며 이때는 배뇨곤란, 소화장애와 같은 임상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탈장된 자궁에 자궁축농증이 발생해 자칫 자궁이 파열될 뻔한 아찔한 케이스도 기억난다. 후천적이라면 한쪽만 발생하기보다는 양쪽에서 발생하는 일이 흔하다. 당장은 작더라도 점차 구멍이 커지거나 장기의 탈출로 이어질 수 있어 진단되었다면 수술로 교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를 환납 후 넓어진 구멍을 봉합하는 수술을 하는데, 정상적으로 이 구멍을 통해 나오는 혈관이 너무 조이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성화하지 않았다면 탈장을 교정할 때 함께 수술해주는 것을 권유한다.

■회음탈장(perineal hernia)

항문 옆 엉덩이 부위에 발생하는 탈장으로 근육과 근육 사이를 통해 장기가 탈출하게 된다. 중성화하지 않은 노령의 수컷에서 호르몬의 영향으로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주로 발생하고 이 외에도 중성화한 수컷이나 암컷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편측 또는 양측에서 발생하고 방광이나 장이 나올 때가 많다. 탈장된 장기로 인해 배뇨, 배변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장기가 환납되지 못하면 자칫 괴사의 위험이 있어 발견 시 반드시 수술하는 것을 권장한다. 탈장된 장기를 다시 원위치하고 느슨해진 근육 사이를 봉합해 주는 수술이 필요한데 근육이 너무 약해졌다면 봉합사를 지탱하지 못하고 뜯어지거나 쉽게 재발할 수 있다. 이때는 주변의 튼튼한 근육을 가져와 덮어주는 플랩 수술을 하거나 메시(mesh)라는 인공막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 탈출한 장기를 복벽에 고정하는 방광고정이나 결장고정 수술을 함께 실시하기도 한다. 수술 중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다른 탈장에 비해 술자의 다양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재발방지를 위해 반드시 함께 수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견의 대표적인 복강탈장의 세 가지 형태를 알아보았다. 이 질환들은 보호자도 쉽게 알 수 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어차피 오래돼서, 나이가 많아서, 수술이 무서워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방치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대로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질병이 악화하면 그만큼 반려견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수술 후에도 재발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빠른 치료를 통해 소중한 반려견의 건강을 지켜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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