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예고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졌다. 특히 임신부들은 마음이 더 무겁기 마련이다.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혹여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환절기 감기에 걸리거나 백신접종 후 열이 날 때 해열제를 복용해도 괜찮을지 이런저런 걱정 때문. 10월 10일 임신부의 날을 맞아 이들의 궁금증을 짚어봤다.  

지난 5일 임신부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한편, 태아에 미칠 영향이 걱정돼 접종을 망설이는 임신부들도 있다.

하지만 임신부는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아 접종하는 것이 오히려 태아에게도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100% 독감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위험과 합병증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백신 접종을 통해 호흡기 감염위험을 50%, 독감으로 인한 입원위험을 40% 낮출 수 있다. 특히 임신기간 인플루엔자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로 전달돼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신생아를 독감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역시 권고한다. 임신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화위험이 높기 때문. 많은 임신부가 우려하는 태아 영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 자체가 태아한테 가는 것은 아니며 이 역시 모체에 항체가 형성돼 태반을 통과하면서 태아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기저질환이 있거나 임신 초기(12주 미만)인 경우 접종 전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진찰받고 담당의료진과 충분히 상담 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백신접종 이후도 걱정이다. 임신 중에는 함부로 약을 먹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열이 나도 꾹 참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사, 약사와 사전에 충분히 상담한 후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환절기 감기에 걸리거나 백신접종 후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는 필요에 따라 임신부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USFDA)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개의 미국 연구에서 65~70% 임신부가 임신 중 어느 때나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임신부가 열이나 두통이 있을 때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출산 후 수유기간에도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해열진통제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모유로 전달되는 양이 적어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진통제 중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을 모유 수유 중에도 복용 가능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일반의약품 진통제로는 아세트아미노펜성분 외 이부프로펜, 아스피린성분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가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 및 발열완화 효과와 더불어 염증완화에도 효과적이지만 미국식품의약국에 따르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임신 20주 이후 복용 시 태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인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