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나 반려묘가 한쪽 눈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눈꺼풀이 처지거나 침을 흘리며 병원을 방문할 때가 있다. 안면신경이상 발생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 이때 어떤 질병을 의심할 수 있고 또 어떤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안면신경은 12개의 뇌신경 중 7번째 신경으로 얼굴 여러 곳에 분지해 안면근육의 움직임, 일부 미각, 침과 눈물의 분비 등을 담당한다. 안면신경에 이상이 발생하면 안면근육이 이완돼 눈꺼풀이 처지고 눈을 깜빡이지 못하며 침이 흐르는 등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안면신경 이상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안면신경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반려견 또는 반려묘들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이도질병이다. 안면신경은 중이, 내이 주변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에 염증이 발생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이염이나 내이염은 방향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에 영향을 줘 머리가 기울어지거나 비틀거리는 증상이 먼저 나타날 때가 많다. 오랜 기간 외이염을 앓았던 병력이 있다면 이러한 증상과 병력이 감별에 도움 되기도 한다. 중이나 내이 주변의 종양, 특히 고양이는 폴립과 같은 질환의 물리적 침습이나 압박 또는 염증의 파급이 안면신경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또한 다수의 신경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 안면신경마비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외상에 의해 안면신경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급성안면마비증상은 특발성(원인을 알 수 없음)으로 발생하며 모든 원인을 배제해 잠정진단할 수 있다. 혈액검사, 이도검사, 신경검사와 마지막으로 머리 MRI검사가 필요하다. 머리 MRI검사에서는 중이, 내이를 영상화해 이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안면신경 또한 대부분은 영상화되기 때문에 이상 유무를 감별할 수 있다. 모든 검사에서 원인이 될 수 있을 만한 질병이 배제됐다면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로 잠정진단 내린다.
치료는 일단 원인이 되는 질환을 해결해야 하며 동시에 안면마비에 의한 각막건조를 예방하기 위한 눈 윤활제를 적용하는 등의 대증치료를 함께 진행하게 된다.
예후는 원인질환의 심한 정도와 관련 있다.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예후는 양호한 편으로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수주~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으며 영구적으로 남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