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우울하고 뚱뚱하다면…몸 곳곳을 조절하는 관리자, 갑상선호르몬을 주목하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우울하고 뚱뚱하다면…몸 곳곳을 조절하는 관리자, 갑상선호르몬을 주목하자!
  • 임소정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1.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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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임소정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본원에 방문하는 반려견들은 대체로 6세 이상의 중년·노령견이다. 보호자의 고민을 들어보면 대부분 다이어트를 위해서 식이관리를 열심히 하는데도 살이 자꾸만 찐다거나 나이가 들어서인지 반려견이 움직임이 많이 없고 잠만 잔다고 걱정할 때가 많다. 그때 필자는 주로 호르몬질환 진단을 위한 검사를 추천하곤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개에서 가장 흔한 호르몬질환 중 하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흔한 고양이와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많은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질환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갑상선(갑상샘)호르몬의 기능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몸의 '대사율을 조절하는 것'이다. 주로 신체 모든 조직이 단백질을 생성하게 자극하거나 세포가 사용하는 산소량을 증가시킨다. 그럼으로써 심박수, 칼로리 소비속도, 피부유지, 성장, 발열, 생식능력, 소화 등 신체의 주요기능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이러한 갑상선호르몬의 생산과 분비에 장애가 생겨 부족하게 됨으로써 세포대사 활성 및 행동기능의 저하가 초래되는 질환이다. 개에서는 95% 이상이 림프구성 갑상선염이나 특발성 위축으로 갑상선 자체가 파괴돼 호르몬분비량 자체가 줄어드는 원발성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된다. 이 질환은 골든리트리버, 도베르만, 닥스훈트, 코커스패니얼 같은 종에서 호발하며 발병 시기는 대개 7세 전후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보이는 임상증상으로는 대사성증상(활동성 저하, 식욕증가를 동반하지 않은 체중증가,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같이 천천히 진행하며 다른 질환들과 구분되지 않는 모호한 증상이 많다.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로 눈에 잘 띄는 피부증상을 주증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할 때가 많은데 소양감을 동반하지 않는 대칭성탈모증상, 피부에 각질이 많이 생기는 과각화증, 지루성피부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피부병변에는 면역력 저하로 인해서 이차성 세균감염을 동반하는 일도 많다. 감염성피부염 치료가 잘 낫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감염을 유발하는 기저질환을 동반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신경증상(안면신경마비, 전정계증상), 심혈관계증상(서맥) 등 매우 여러 가지 방면으로 임상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되면 뇌세포의 대사기능 저하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혼수상태가 나타나는 점액수종성 혼수가 나타나 생명에 위협을 주기도 한다.

이렇듯 갑상선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신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영향력이 큰 호르몬의 역할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진단이 비교적 간단하고 약물치료로 인해서 임상증상이나 삶의 질 향상이 드라마틱하게 보일 때가 많아서 수의사, 보호자, 아픈 반려견 모두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나이, 품종, 현재 임상증상 등을 고려해 건강검진 시 갑상선호르몬검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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