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혈변을 부르는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을 아시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혈변을 부르는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을 아시나요?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1.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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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Acute hemorrhagic diarrhea syndrome)은 강아지가 갑자기 구토 또는 출혈성설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출혈성위장염(Hemorrhagic gastroenteritis)이라고 불렸다.

심한 복통, 식욕부진, 기력저하, 발열을 동반하기도 하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다가 어떠한 경고 없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 품종·나이·성별과 상관없이 나타나지만 주로 소형견에서 흔하며 특히 어린 미니어처 푸들, 미니어처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유발요인이 있다. 장내 독소를 만드는 세균인 클로스트리듐 퍼프리젠스(Clostridium perfringens)를 비롯한 다양한 감염(바이러스·기생충·세균)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위장관궤양, 식사부주의(이물섭취), 염증성장질환 같은 면역매개성질환, 혈액응고장애, 독소섭취, 췌장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불안, 지나친 운동 또한 유발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을 일종의 음식물 및 기타 알레르기 반응으로 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한번 걸렸던 강아지는 재발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 병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 중 한 가지는 진단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기에 정확한 유발원인을 알기 위한 과정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임상증상이 제일 중요하다. 갑자기 시작되는 혈구토, 혈설사를 비롯한 소화기증상이 있어야 하며 흔히 빈혈수치라고 불리는 적혈구 용적률(HCT, PCV)이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출혈이 있어 빈혈이 생길 것 같지만 빈혈과 반대로 적혈구가 상승한다. 이는 몸 안에서 체액이 먼저 급격히 빠져나가는 심한 탈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질병이 있는 대부분의 강아지에서 적혈구 용적률(HCT)이 정상범위 높은 쪽에 위치하고 극심한 체액소실로 혈중의 단백질 농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여러 가지 원인감별 및 정확한 상태파악을 위해 혈액화학검사, 혈액가스검사, 분변검사, 영상검사(방사선·초음파) 등이 필수다. 때에 따라 응고계검사, 내시경·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예후는 정말 다양하다. 사실 이것이 이번 칼럼을 쓰게 된 목적이다. 동물병원에 일찍 방문할수록 예후가 훨씬 좋아진다. 일반적으로 급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병의 진행도 매우 빠르게 이뤄진다. 몇 시간 늦은 것만으로도 저혈량성쇼크, 파종성혈관내응고 및 패혈증으로 죽음에 이르는 상황도 흔히 볼 수 있다.

치료핵심은 강아지 상태에 맞는 공격적인 정맥수액요법이다. 일반적으로 피하수액, 음수로는 체액손실을 보충하기에 부족할 때가 많아 정맥으로 빠른 수액처치가 필요하다. 초기증상일 때 병원에 방문하면 입원 후 하루 이틀 수액처치를 하면 쉽게 좋아질 때가 많다. 그 외 대증적인 처치로는 이차감염예방 및 장내미생물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항생제, 위장관보호제, 항구토제, 진통제 등이 있다. 심하면 낮아진 혈중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혈장수혈 및 전혈수혈이 필요하다. 회복 후에는 재발방지를 위해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으며 적절한 식이관리와 유산균이 재발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단 한 번의 혈구토 또는 혈액성설사라면 단순 장염약만으로 회복될 때도 많다. 하지만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의 진행속도는 매우 빨라서 검사결과에서 급성출혈성설사증후군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입원해 정맥수액요법을 하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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