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뇌수술, 머리 안 열고 수술 가능해”
“내시경뇌수술, 머리 안 열고 수술 가능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1.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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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뇌동맥류 바로알기] 뇌질환, 절망은 일러

[인터뷰]

· 신동원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 장동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는 모든 신체기능을 관장해 우리 몸의 콘트롤타워라고 불립니다. 흔히 치매나 뇌졸중 정도를 떠올리기 쉽지만 뇌질환은 생각보다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뇌종양과 뇌동맥류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뇌종양전문가 신동원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뇌동맥류 전문가 장동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다른 신체부위처럼 뇌에도 다양한 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뇌종양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고 크기, 위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머리를 열지 않고 내시경으로 수술할 만큼 치료기술이 발전돼 환자부담이 크게 줄었다.

또 뇌동맥류는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파열 시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머릿속 시한폭탄’으로도 불리는데 파열 전 발견해 치료하면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 두 뇌질환 모두 희망을 갖고 적극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신동원 교수는 “현재 내시경뇌수술은 뇌수술 중 95%를 차지한다”며 “단 코 내부 구조물이 많이 손상된 환자, 축농증환자, 코성형환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교수는 “현재 내시경뇌수술은 뇌수술 중 95%를 차지한다”며 “단 코 내부 구조물이 많이 손상된 환자, 축농증환자, 코성형환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는 심장만큼이나 신비한 기관이다. 조그마한 뇌는 우리 몸의 행동을 관장하고 인지, 감정, 기억, 학습기능 등 무수히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일까. 뇌는 다른 기관과 달리 혈관구조가 다르다.

특히 뇌혈관에는 ‘뇌혈관장벽(BBB)’라는 경계선이 있다. 뇌혈관장벽은 바이러스 같은 외부물질을 차단해 뇌를 보호한다. 이 때문에 뇌에 종양이 발생해도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따라서 뇌종양은 ‘암’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뇌의 기능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뇌종양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과거에는 머리를 여는 개두술이 주를 이뤘지만 1970년대부터 내시경을 통한 뇌종양수술이 발달하면서 환자들의 치료부담이 확 줄었다. 신동원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 내시경뇌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 뇌종양환자가 계속 증가세인데.

뇌종양은 양성(뇌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양성신경교종 등)과 악성(교모세포종), 세포종 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뇌종양은 뇌수막종과 뇌하수체선종 등이지만 최근 양성·악성환자가 모두 늘고 있다. 악성은 2016년 1만1140명에서 2020년 1만1603명으로, 양성은 2016년 3만5914명에서 2020년 4만7658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뇌수술은 뇌종양보다 폐암 등 다른 암으로 인한 뇌전이환자가 70~80%이며 이후에는 신경교종이 주를 이룬다. 수술법으로는 감마나이프방사선수술, 개두술(머리뼈절개술)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내시경뇌수술이 95%를 차지한다. 종양크기·위치·환자상태 등에 따라 이중 적합한 수술법을 결정한다.

- 내시경뇌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내시경뇌수술은 외부에 상처를 내지 않고 환자 콧구멍을 통해 4mm정도 직경의 내시경과 미세수술기구를 넣어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뇌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뇌의 바닥과 코 윗부분이 맞닿아 있어 코를 통해 뇌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데서 착안해 개발된 수술법이다. 내시경수술은 개두술에 비해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코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 내시경뇌수술이 불가능한 환자가 있나.

내시경뇌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없다. 다만 주의해야 하는 환자군은 있다. 내시경뇌수술은 코에 내시경을 집어넣기 때문에 코 내부구조물이 많이 손상된 환자, 축농증 등 다른 질환으로 감염이 심한 환자 등은 2~3주 정도 관리한 다음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또 과거 코성형, 내시경뇌수술 경력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코성형환자는 코점막이 눌어붙어 있어 공간확보가 어렵고 점막과 혈관이 찢어질 수 있어서다.

- 내시경뇌수술 후 부작용은.

뇌는 깨끗한 물인 ‘뇌척수액’으로 보호된다. 또 뇌척수액은 뇌 바닥과 코 위의 경계에 있는 ‘비중격피판’으로부터 보호받는데 뇌수술을 위해서는 비중격피판을 제거한 후 복원해야 한다. 100건의 뇌수술 진행 시 3~10건의 뇌척수액 유출이 보고되고 있다. 절제범위가 클수록 뇌척수액 유출위험이 올라간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뇌척수액 유출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수술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 수술 후 주의사항은.

사람들이 내시경수술을 미세침습이라고 생각해 별거 아닌 것으로 받아들일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엄연히 수술로 당연히 부작용이 있다. 우선 코를 통한 수술이기 때문에 3~6개월 동안 후각과 미각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수술 후 한 달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코를 세게 풀거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때 힘을 세게 줘서는 안 된다. 또 심한 웨이트, 크로스핏 등 순간적으로 복압을 올리는 거친 운동을 조심해야 한다. 복압이 증가하면 뇌에 압력이 가해져 뇌혈관이 터질 수 있다. 이밖에 뇌척수액 유출에 주의해야 한다. 뇌척수액이 유출되면 코에서 많은 양의 물이 줄줄 흐르는데 의심된다면 즉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 현재 연구 중인 안와내시경은 무엇인가.

2018년부터는 눈을 통하는 안와내시경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수막종, 삼차신경종, 측두엽 등 적응증을 확대해 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홍창기 교수와 안와내시경뇌수술에 관해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안와내시경수술은 뇌 측면 종양에 효율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범위를 넘어 가장 예후가 안 좋은 교모세포종에 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모세포종은 환자 대다수가 18개월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물론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도 있다. 이들의 데이터를 수집, 교모세포종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수술법을 개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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