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수술부위의 치유가 늦어진다? 유력한 범인은 스테로이드!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수술부위의 치유가 늦어진다? 유력한 범인은 스테로이드!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1.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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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모든 약은 일정 부분 독성이 있다. 아무리 좋은 약도 필요한 질병에 적당량 쓰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 약물은 적절한 용도와 용량이 정해져 있고 그것을 벗어나 쓰거나 투약기간을 임의로 정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런 문제를 약물 부작용이라고 본다.

동물병원에서 쓰는 약 중 부작용이 빈번하고 특히 주의해야 할 약을 꼽으라면 당연히 스테로이드를 들 것이다. 그만큼 자주 쓰이고 있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쉽게 나타나며 문제도 크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한 후에는 용량을 서서히 줄이며 천천히 중단하는 투약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것을 ‘테이퍼링’이라고 하는데 스테로이드 처방 후 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반드시 테이퍼링 과정을 거쳐야 약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투약하는 것과 같은 상태에 있는 질병이 쿠싱병(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다. 부신 유래 스테로이드인 코르티솔이 증가해 온몸과 조직이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변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스테로이드의 백혈구와 T세포 억제로 생체조직은 이차감염이 쉽게 일어나 재생이 어려워진다. 이런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면 봉합부위나 수술로 손상된 부위의 재생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보호자에게 미리 알리고 치료일정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를 정기적으로 투약하거나 쿠싱병을 앓는 환자는 방광염과 요로결석이 반복되고 피부점막의 이차감염이 심하며 각막궤양이 잘 안 낫는 등 특이한 질병양상을 보일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미리 고려해서 치료계획을 세우면 예후가 더 좋아질 수 있다.

최근 필자의 동물병원에서 쿠싱병환자가 췌장염이나 폐렴에 걸려 증상이 극심하게 나타나고 치료기간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던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의사가 처음부터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치료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부분을 보호자에게 인지시켜야 안정적으로 환자를 관리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스테로이드 장기투약이나 쿠싱병을 앓는 환자라면 이를 고려해서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 또 보호자가 치료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치료 중 나타날 수 있는 힘든 상황을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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